유병호 찾아 "날 조사하라"..판 키운 전현희 요구 곧 진행된다
“나를 조사하라.”
언론 인터뷰와 브리핑, 페이스북은 물론 유병호 사무총장을 찾아가 악수까지 건네며 자신에 대한 감사원 조사를 요구했던 전현희 권익위원장의 요구가 곧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 중인 감사원이 이르면 28일 전 위원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권익위원회에 대한 감사 종료(29일)를 하루 남겨둔 시점이라 서면 조사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통상 감사 중 기관장에 대한 조사는 드문 편이다. 하지만, 전 위원장에 대한 ‘제보’로 시작된 감사라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게 감사원 내부의 시각이다.
판 키우며 조사 반기는 전현희
전 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조사를 반기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연일 감사원을 비판하며 오히려 판을 키우는 모습이다. 전 위원장은 지난 23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을지연습 강평회의 뒤엔 감사와 관련해 “묵과할 수 없는 제보가 있다”고 밝힌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예고 없이 찾아가 악수를 건네며 “정정당당하게 나를 조사하라”고 말했다. 이에 유 사무총장은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 답했다고 한다.
당시 전 위원장이 떨어진 유 사무총장의 명패를 잡는 장면이 포착돼 여권에선 “준비한 연출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권익위 관계자는 “어떠한 사전 준비 없이 그저 악수하는 모습이 현장에 있던 기자에게 찍혔다”며 “명패를 떨어뜨린 것도 실수였을 뿐”이라고 했다. 전 위원장은 이후 유 사무총장과 자신이 악수하는 사진을 SNS에 올리며 “더는 권익위 직원을 괴롭히지 말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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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빈손 조사" vs "전현희 주장 모순"
권익위 내부에선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전 위원장을 둘러싼 엇갈린 시각이 부딪치고 있다. 한 권익위 관계자는 “두 달 동안 권익위를 탈탈 털은 감사원이 결국 ‘묵과할 수 없는 제보’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 아니겠냐”며 “전 위원장의 자신감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권익위 내부 게시판엔 전 위원장의 말과 행동에 모순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내부 익명 게시판에 글을 남긴 한 직원은 “직원 걱정에 밤잠을 설치신다면 자신의 지시로 직원들이 했다고 하면 될 문제”라며 “직원이 위원장 지시라 진술한다면 그걸 감사원의 강압 때문이라 주장하는 모순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고 했다. 전 위원장은 감사가 진행 중인 여러 민감한 현안과 관련해 “보고 과정에서 부당한 개입을 하지 않았고, 실무진의 판단을 존중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전 위원장이 언론 브리핑에서 공개되지 않은 감사 내용을 선제적으로 밝히며 “조용히 끝날 일을 위원장이 키우고 있다”는 직원들의 불만도 곳곳에서 들렸다. 감사원 관계자는 전 위원장 조사와 관련해 “감사는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는 것 외에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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