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충격패' 황선홍호, 올림픽 본선 실패

심재철 2024. 4. 2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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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U23 아시안컵 8강] 10회 연속 본선 진출 무산... 신태용의 인도네시아 4강 진출

[심재철 기자]

▲ 한국축구, 올림픽 본선 10회 연속 진출 실패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인도네시아에 패한 선수들이 낙담하고 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매번 본선 무대에 올랐던 한국은 이번 패배로 10회 연속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간판 골잡이 이영준이 어리석게 퇴장당하는 바람에 10명뿐인 선수들이 차는 승부차기에서 12번째 키커까지 나와야 할 정도로 쉽게 끝나지 않은 게임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4강 탈락,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로 나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도네시아에게 한 수 배운 게임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내용이었다. 전반에만 2골을 내준 우리 필드 플레이어들은 넋이 나간 듯 보였다.

황선홍 감독이 이끌고 있는 23세 이하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26일(금) 오전 2시 30분 카타르 도하에 있는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아시안컵 8강 인도네시아에게 승부차기 10-11로 지는 바람에 4강에 오르지 못했고, 이 대회 3.5장의 파리 올림픽 본선 티켓도 인도네시아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신태용 감독에게 한 수 배우다
 
▲ 돌파 시도하는 정상빈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 한국 정상빈이 인도네시아 선수의 수비를 피해 드리블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전반 내용만으로도 다른 아시아 팀들이 한국 축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태용 감독이 지혜롭게 팀을 이룬 인도네시아는 끈질긴 압박 축구를 펼치며 황선홍호를 구석으로 내몰았다. 

게임 시작 후 7분 만에 인도네시아 골문이 이강희의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열렸지만 직전 프리킥 세컨드 볼이 빠져나오는 과정 중 엄지성의 오프 사이드 반칙이 VAR 온 필드 리뷰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8분 만에 인도네시아의 놀라운 게임이 시작됐다. 간판 골잡이 라파엘 스트라이크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백종범 골키퍼가 지키고 있는 한국 골문 오른쪽 톱 코너로 기막히게 빨려들어간 것이다.

골 취소 후 얻어맞은 슈퍼 골에 우리 필드 플레이어들은 더욱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32분에도 아찔한 실점 위기를 상대 실수로 겨우 모면했다. 라파엘 스트라이크의 재치있는 뒤꿈치 패스를 받은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의 오른발 노마크 슛이 골문 오른쪽 기둥을 벗어난 것이다.

그나마 게임을 흥미롭게 만든 것은 전반 끝나기 직전에 벌어진 상황 덕분이었다. 45분에 우리 선수들이 귀중한 동점골을 상대 자책골로 뽑아낸 것이다. 홍시후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반대쪽에서 엄지성이 헤더 패스로 떨어뜨리는 순간 인도네시아 수비수 코망 테구의 머리에 맞고 골문 안으로 굴절되어 들어갔다.

이렇게 전반이 1-1로 끝나는 줄 알았지만 곧바로 인도네시아의 추가골이 이어졌다. 우리 센터백 이강희와 골키퍼 백종범이 상대의 후방 크로스를 어설프게 바운드 시키며 처리하지 못하는 바람에 라파엘 스트라이크에게 왼발 골을 얻어맞은 것이다.

이에 한국 벤치에서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영준, 정상빈, 강상윤 세 선수를 한꺼번에 교체 멤버로 들여보내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려고 했다. 그런데 22분 만에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나왔다. 조별리그에서 놀라운 골 결정력을 보여주었던 골잡이 이영준이 인도네시아 수비수 저스틴 허브너의 오른쪽 발목을 위험하게 밟아서 숀 에반스(호주) 주심으로부터 다이렉트 퇴장 명령을 받은 것이다. 

후반 교체 멤버가 이처럼 어리석으면서도 위험한 반칙을 저지른 것 때문에 우리 선수들은 벼랑끝에 몰려야 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84분에 백종범 골키퍼가 길게 던진 역습 기회를 홍윤상이 받아서 잘 살려내 정상빈의 오른발 인사이드 동점골이 들어간 것이다.

정상빈의 극적인 동점골 덕분에 우리 선수들은 연장까지 뛸 수 있었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황선홍 감독까지 퇴장 당하는 바람에 더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연장 후 잔혹한 승부차기가 시작됐다. 
 
▲ 퇴장당한 황선홍 감독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에서 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매번 본선 무대에 올랐던 한국은 이번 패배로 10회 연속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다섯 번째 키커까지 다 끝나는 순간 우리 선수들은 이긴 줄 알았다. 앞에 나온 키커들이 모두 골을 성공시켰고 인도네시아 다섯 번째 키커인 저스틴 허브너의 왼발 슛을 백종범 골키퍼가 가볍게 막아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숀 에반스 주심은 백종범 골키퍼가 골 라인을 벗어나 킥 순간 먼저 앞으로 나왔다는 판정으로 다시 차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 

그렇게 이어진 승부차기는 12번 키커까지 나와야 했다. 이영준의 퇴장으로 규정상 양팀이 10명 숫자로 일치시켜야 했기 때문에 열 번째 키커는 양팀 모두 골키퍼가 나서서 모두 성공시켰고, 열 두 번째 키커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말았다.

한 바퀴 돌고 두 번째 나온 이강희의 오른발 슛은 인도네시아의 에르난도 아리 골키퍼가 자기 왼쪽으로 날아올라 기막히게 쳐냈다. 그리고 이어 나온 인도네시아 열 두 번째 키커 프라타마 아르한의 왼발 슛이 구석으로 빨려들어가며 늦은 종료 휘슬이 울렸다. 

K리그 수원 FC 소속으로 뛰면서 우리 선수들에게도 낯익은 아르한의 승부차기 결승골 앞에 우리 선수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9회 연속 이어진 본선 진출 기록은 이렇게 끊어지고 말았다.

이보다 앞서 벌어진 8강 첫 게임에서 일본은 개최국 카타르를 연장에서 물리치고 4강에 올라 파리 올림픽 본선 무대에 거의 도착했다.

AFC U23 아시안컵 8강 결과
(4월 26일 금요일 오전 2시 30분,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 - 도하)

한국 2-2(연장 후 PSO 10-11) 인도네시아 [골-도움 : 코망 테구(45분,자책골), 정상빈(84분,도움-홍윤상) / 라파엘 스트라이크(15분), 라파엘 스트라이크(45+3분,도움-이바르 제너)]

한국 선수들(3-4-3 포메이션)
FW : 엄지성(74분↔홍윤상), 강성진(80분↔장시영/106분↔김민우), 홍시후(46분↔정상빈)
MF : 이태석(46분↔강상윤), 백상훈, 김동진(46분↔이영준), 황재원
DF : 조현택, 이강희, 변준수
GK : 백종범
- 퇴장 : 이영준(69분), 감독 황선홍(9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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