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더워 옷도 못 입겠다" 수영복 차림으로 도심 활보…4700명 더 숨진 서유럽

이소진 2026. 7. 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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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6월 최고기온 연속 경신
평년보다 3도 이상 높아진 기온

서유럽이 역대 가장 더운 6월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가 발표한 월간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서유럽의 평균기온이 20.74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C3S는 해당 기온이 1991∼2020년 30년간 평균 기온보다 3도 이상 높은 것으로, 관측 사상 역대 6월 최고 기온이라고 밝혔다.

C3S는 북위 37∼55도, 서경 11도∼동경 15도 사이 육지를 서유럽으로 분류하며, 여기에는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일부 지역이 포함된다.

독일 뮌헨에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가운데 9일(현지시간) 영국정원 인근 버스정류장에 수영복 차림의 시민들이 모여 있다. EPA연합뉴스
독일 뮌헨의 영국정원에서 9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더운 여름 날씨 속에 휴식을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종전 서유럽 6월 평균기온 최고치는 작년 20.49도였다. 서유럽의 평균기온 기록이 2년 연속 갱신되며 6월 폭염이 일상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이어지고 있다.

북아프리카에서 유입된 뜨거운 공기와 대서양 상공에 형성된 열돔으로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등 서유럽 곳곳은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1주일 넘게 기온이 40도 넘게 치솟으며 극심한 폭염에 시달렸다. 이로 인해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냉방 시설이 미흡한 학교는 휴교에 들어갔다. 이 기간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확산한 산불과 가뭄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도 폭염이 지목된다.

지난 7일 영국 매체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는 지난달 폭염 당시 지하철 피커딜리선 객실 바닥 온도가 한때 40도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노선의 약 60%를 차지하는 고심도 노선(지하 깊은 곳에 건설된 지하철)에는 냉방 열차가 한대도 없어 폭염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염 사망자도 속출했다. 지난달 폭염 기간 프랑스와 벨기에, 스페인, 네덜란드에서 나온 초과 사망자(통상 사망자 수준을 초과해 발생)는 도합 4700명에 이른다. 서유럽 다른 나라들까지 포함하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노숙자 옆 반려견들이 혀를 길게 뺀 채 더위와 씨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맨사 버제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전략 책임자는 "지난달은 지구 기후가 얼마나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는지를 극명히 보여줬다"며 "폭염은 더 강력해지고, 바다는 지속해서 따뜻해지고 있으며, 유럽과 그 밖의 지역에서 사람과 생태계, 사회 기반 시설이 직면하는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C3S는 또한 지난달 전 세계 해수면 온도도 역대 6월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태평양에서 발달한 강한 엘니뇨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이터는 유럽의 지난달 폭염에는 엘니뇨의 영향이 거의 없던 반면, 기후변화가 폭염 악화에 분명한 역할을 한 사실이 사후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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