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돕지 않는 설날은 없어... 설거지는 전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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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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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날 떡만두국 |
| ⓒ 이혁진 |
설 명절을 맞아 많은 사람이 해외로 놀러 간다고 마치 아내를 약 올리는 뉴스가 연일 들리니 아내 심정은 오죽하랴 싶다.
내가 명절 준비를 도와준다고 하지만 아내가 바라는 건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하는 심정이다. 나라도 명절을 없애주고 싶다.
그러나 희망이 그렇다 하더라도 집안에 어르신이 계시고 결혼하는 자식들이 있어 이때가 아니면 언제 만나고 가족이라는 걸 확인하고 배울 수 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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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굴무침 |
| ⓒ 이혁진 |
올해는 특히 병치레하는 나를 배려해 차례상을 차리지 않았다. 아버지도 양해했다. 그러나 설날 상에 떡국만 올릴 수 없는 노릇, 평소와 다른 몇 가지 설날 음식을 마련했다.
우리 동네 시장은 중국동포들이 많이 찾아 설날 기분이 제법 난다. 이들과 섞여 장을 보니 설날 음식을 한 두 개 더 구입하게 된다.
집 살림을 돕는다고 해도 <은살남 : 은퇴 후 살림하는 남자>이 진짜 실력을 발휘할 때가 명절이다. 집에 오가는 사람 별반 없어도 치우고 치워도 쌓이는 설거지를 돕는 것이다.
평소에도 설거지를 하지만 명절에 설거지 걱정은 전혀 하지 말라고 미리 말해주면 아내의 스트레스의 반은 해결되는 것 같다.
오늘도 설날 아침상을 물리면서 설거지를 시작했다. 싱크대에는 엊그제부터 쌓인 설거지까지 한가득 담겼다. 설거지 무더기가 장난이 아니다.
거실에서 TV를 보면서 아내가 오랜만에 웃는다. 이러한 표정은 편하고 즐겁다는 신호이다. 아내는 안보는 것 같아도 내 설거지 하는 일거수일투족과 소리를 듣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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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날 설거지 |
| ⓒ 이혁진 |
이렇게 아내와 살림을 분담하면 아내는 쑥스럽게 과분한 칭찬을 퍼붓는다. 그 덕분에 설날 연휴도 시간이 잘 간다.
한 지인이 필자의 설날 일상을 전해 듣더니 "장차 인공지능이 설날을 대하는 우리 마음과 태도를 분석하고 설날을 대신 쇠는 날이 곧 도래할 것이다"라고 말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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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날 밥상에 오른 동치미 |
| ⓒ 이혁진 |
올해는 지난달 손자가 태어나 이번 설에는 아들만 어제 집에 잠깐 들러 할아버지께 세배를 드리고 갔다.
단출한 설날, 오늘 아침 아버지께 세배를 드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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