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도 서러운데… 젊은 환자층, '이 질환'으로 삼망확률 증가

조회 262025. 3. 24.

“암을 이겨냈는데, 심장이 무너졌습니다.”

젊은 나이에 대장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던 김민수(가명) 씨는 치료를 마친 뒤에도 여전히 병원에 머물러야 했다.

이유는 뜻밖에도 ‘심장’이었다. 진단 후 1년, 그는 협심증과 심부전 초기 진단을 함께 받았다. 암을 이긴 줄 알았지만, 또 다른 전쟁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암보다 더 무서운 후유증, 특히 젊은 대장암 환자에게서 ‘심혈관 질환’이 새로운 사망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암 치료의 부작용으로 치부하기엔 그 비율과 속도가 심상치 않다.

치료는 끝났는데… “심장병은 예고 없이 온다”

최근 3월 23일 영국 ‘미러(Mirror)’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SEER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대장암 환자, 특히 50세 미만의 젊은 층이 진단 후 2년 이내에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2.4배 더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는 2000년부터 2021년까지 63만여 명의 대장암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으며, 진단 직후 2년이 가장 치명적인 시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심혈관 질환 위험은 일반인 대비 무려 45% 증가했다.

해당 연구를 이끈 아산 아야즈 박사(뉴욕 몬티피오르 병원)는 “치료 초기부터 고혈압, 당뇨 등 기존 심혈관 위험 인자를 집중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종양내과와 1차 진료 의사 간의 협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왜 하필 심장인가… 숨겨진 메커니즘

대장암과 심장질환, 언뜻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연구진은 다음의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 항암 치료제의 심장 독성: 일부 최신 치료제는 효과는 높지만, 심장 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장기적인 데이터가 부족한 만큼, 초기 증상 발견과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 염증과 스트레스 반응: 암 자체가 전신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이로 인해 심혈관 기능이 손상될 수 있다. 특히 젊은 환자는 암 진단 자체가 극심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동반하기 쉽다.

▶ 생활습관 공유 요인: 대장암과 심혈관 질환은 모두 고지방식, 운동 부족, 흡연 등의 공통된 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아, 하나의 질환이 다른 질환의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

특히 흑인 환자는 일반인 대비 74%, 남성 환자는 55% 더 높은 심장 질환 사망률을 보였는데, 이는 단순한 생물학적 차이보다 사회경제적 여건, 의료 접근성, 스트레스 감수성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해석된다.

암 치료의 패러다임, 이제는 ‘심장까지’ 본다

이제 대장암 치료는 단순히 종양을 없애는 데 그쳐선 안 된다. 국내에서도 젊은 대장암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40세 이하 대장암 환자는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단지 식습관이나 유전 요인의 문제가 아니다. 대장암 치료 이후에도 정기적인 심장 초음파, 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치 확인, 생활습관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함을 시사한다.

예컨대 암 진단 초기부터 심장 전문의가 함께 관리하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이 더욱 필요해지는 것이다.

또한, 암 진단이라는 심리적 충격을 감안한 심리 상담과 정신 건강 지원 체계 역시 체계적으로 병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보험 제도 보완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

젊다고 안심 말 것… 암 이후의 ‘두 번째 생존’ 준비해야

암을 이겨낸 사람에게 ‘삶의 질’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다. 생존 이후의 삶은 때때로 더 어려운 싸움이 되기도 한다. 심장 건강은 그 싸움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젊은 대장암 환자들은 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건강을 되찾은 게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또 다른 위험과의 전쟁이 시작되는 순간일 수 있다.

▶ 대장암 진단 초기, 심혈관 질환 선별 검사 병행

▶ 정기적인 심장 기능 모니터링 및 건강 상담 권장

▶ 항암 치료 시, 심장 부작용 가능성 사전 설명 및 예방 조치 마련

지금 대장암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몸 전체를 통합적으로 돌보는 의료 시스템이며,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그 필요성은 더욱 크다.

암을 이겼다고 방심하지 말고, 심장을 포함한 전신 건강까지 함께 지켜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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