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에 테이프로 묶인 신부…신랑 친구들 짓이었다, 무슨 일
중국 결혼식 피로연에서 신랑 친구들이 신부를 테이프로 감아 전봇대에 묶어 놓은 영상이 공개되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훈나오’(混闹)라고 불리는 중국 결혼 뒤풀이 과정에서 발생했다. 훈나오는 원래 결혼식 당일 신랑과 신부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관습인데, 취지와 달리 신랑과 신부에게 골탕을 먹이는 것으로 변질해 기괴한 장면이 쏟아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여러 명의 남자들이 전통 중국식 결혼 의상을 입은 신부를 전봇대에 테이프로 칭칭 감아 묶어둔 모습이 촬영된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달 23일에 촬영된 영상이다.
신부는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개입하지 않았다. 한참 후 신랑이 겨우 신부를 데려갈 수 있었다.
실제 당시 신부를 전봇대에 묶었던 신랑의 친구라는 한 남성은 현지 매체를 통해 “결혼식에서 즐거운 장면을 만드는 건 우리 지역의 관습”이라며 “(이러한 행동은) 신랑과 신부가 사전에 합의한 일종의 장난이며, 피해 입은 이가 아무도 없다”고 밝혔다. 또 그는 “당시 신랑도 현장에서 신부의 안전을 살폈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이 상황을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영상이 중국 현지 소셜 미디어(SNS)로 확산되면서 공분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이러한 천박한 결혼 관습은 구시대의 유물이다. 빨리 청산해야 한다”, “타인의 고통을 재미로 여기는 것은 잘못됐다”, “신부에게 진짜 위험한 일이라도 생기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중국 지방정부는 성명문을 발표하고 신랑 측 친구들도 사과했다.
지방정부는 성명에서 “문명화된 결혼 관습을 장려하고 국민들이 시대에 뒤떨어진 관습을 버리도록 장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신부를 전봇대에 묶었던 신랑 측 친구들 또한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지나친 행동이었다며 사과했다.
실제로 2016년 12월 중국 남서부에서 세 명의 남성이 결혼식을 앞둔 신랑을 묶어 신랑이 영구적인 장애를 입은 사건이 있었다. 당시 법원은 이들에게 14000달러(약 1860만원)의 배상금 지급을 명령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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