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납 의혹 벗은 이준석 "국힘에서 할 말 있지 않을까?"
[곽우신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
ⓒ 남소연 |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이 최근 본인의 '성상납 의혹'에 대해 검찰로부터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받자, 이에 대한 '국민의힘'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계'로부터 사실상 국민의힘 당 대표 자리에서 '축출'됐었던 과거를 상기시킨 것이다. 주요 혐의의 사실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 윤리위원회를 가동해 징계를 하고, 이후 당 지도부가 스스로 비상사태를 만들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했던 촌극을 꼬집은 셈이다.
이준석 "요즘 시사방송 이런 데 나와서 개별적으로 2차 가해"
이준석 의원은 12일 오전, '노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로부터 해당 혐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준석 의원은 "제 입장에서야 제가 잘못한 게 없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라며 "오히려 저는 제가 할 말보다 국민의힘에서 할 말이 좀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면서 지켜보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원래 그 당시에 이제 그런 이상한 판단들을 내렸던 분들은 당에서 활동 안 하고 계신 상황인 걸로 안다"라면서도 "하지만 원래 책임 있는 지도부라면은 그 전에 발생한 일에서라도 올바르게 교정할 용기가 필요하고, 거기에 대해서 말하는 걸 주저하지 않아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게 없다 보니까, 요즘 시사방송 이런 데 나와 가지고 개별적으로 또 2차 가해하는 사람도 있고, 그래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라며 "아마 그걸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그 당의 역량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의원이 이야기한 '2차 가해'는 국민의힘의 공식 논평이 없는 가운데 당 소속 인사들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개별적으로 밝힌 입장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의 유튜브 방송 '본방불가'에서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 이게 소위 말하는 상납 무효 이야기인데, 거기(성상납 여부)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라며 "그 각서 써준 거 있잖느냐. 김철근 (당시) 정무실장 보내서"라고 지적했다.
그는 "거기에 대한 소명이 석연치 않고, 그래서 '품위 유지를 못 했다' 그걸로 6개월 (징계를) 때린 것이다. 이거(성상납 무혐의)하곤 관계없다"라며, 당이 사과할 필요가 없음을 항변한 셈이다. 김철근 당시 당 대표 정무실장이 사건을 무마하는 대가로 7억 원의 투자유치서 각서를 써준 점을 꼬집은 것. 김철근 실장도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으나, 이후 경찰로부터 무혐의 불송치 처분을 받았다.
김웅 "서울경찰청장이 '어거지'로 기소 의견 송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의혹 제기로 시작된 이 사건은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전개됐다.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 측은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이준석 의원에게 성상납을 제공했다고 주장했고, 이준석 의원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후 이 의원은 가로세로연구소 측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김성진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강신업 변호사가 역으로 무고죄로 고발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은 강신업 변호사의 고발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는데, 강신업 변호사 측에서 지난 6일 공개한 불기소 처분서를 보면 '성상납 의혹'의 실체에 대해 나름의 검증을 거쳤음을 알 수 있다.
검찰은 의혹을 제기한 주요 참고인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계속해서 번복되며 다른 참고인들의 진술과도 서로 모순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주요 참고인의 당초 주장과 달리 CCTV 동영상이나 사진 등 객관적 증거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점도 언급했다. 오히려 주점 관계자는 이 의원이 '아가씨의 동석을 거부하였고, 2차를 나간 적이 없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다른 참고인에 의해 성매매 여성으로 지목된 이 역시 이준석 의원과 '동석한 사실도, 성관계를 한 사실도 없다'고 진술했다.
'친이준석계'로 불렸던 김웅 전 국회의원은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거는 2년 끌 사건도 아니고 이게 기소의견으로 송치될 만한 사건도 아닌 것"이라며 "서울경찰청장이 과장들 불러놓고 '야, 유튜브에서는 이거 죄가 된다는데 왜 수사 안 하냐?'라고 이야기해서 '어거지'로 기소의견으로 송치를 했다"라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그때 우리 당의 의원들이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자기들끼리 이야기한 것 중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일단 기소의견으로 송치가 되면 거짓말 프레임으로 가서 날리면 된다'라고 까지, 이게 공작이지 뭐가 공작이 아니겠느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저희 법무법인에서 사실 이준석 (전) 대표 변호를 맡았다"라며 "2년 동안 버티고 있었던 과거의 형사1부장과 지금 형사1부장한테 고맙게 생각한다. 잘 버텨줬고 그래서 부끄럽지 않은 결론이 나왔으니까 고생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강신업 변호사는 검찰의 이번 처분에 불복해 항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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