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지긋지긋' 알레르기…면역치료로 뿌리뽑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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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이 찾아오는 환절기는 어떤 사람에게는 지긋지긋한 질환의 재발을 알리는 신호기도 하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기관지나 코 점막이 예민해지는 호흡기 알레르기 환자나 미세먼지와 꽃가루 등으로 피부가 예민해지는 피부 알레르기 환자가 대표적이다. 알레르기 치료를 위해서는 주변 환경을 피하는 환경 요법이나 약물을 투여해 증상을 완하하는 약물 치료 등이 있지만 이서영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면역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알레르기 질환은 알레르기로 인해 생기는 질환으로 종류나 반응을 일으키는 조직에 따라 여러 유형이 있다. 주된 질환으로는 기관지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두드러기, 아토피 피부염, 음식물 혹은 약물 알레르기 등이 있다.

알레르기 치료법으로는 회피 요법, 약물 치료 등이 있지만 이 교수는 "알레르기를 뿌리뽑는 유일한 방법은 면역치료"라고 설명했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매우 낮은 농도의 알레르기 물질을 규칙적으로 증량 투여해 더 이상 원인물질에 반응하지 않도록 면역 관용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너무 나이가 많거나 임신 중인 경우가 아니라면 누구나 면역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알레르기 면역치료가 가능한 질환, 항원이 있어 치료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전에 전문의와의 상의를 거쳐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검사시에는 피부 반응 검사나 혈액 검사가 시행된다. 이를 통해 양성 반응을 보이는 항원이 환자의 알레르기 증상과 일치할 경우 면역치료를 결정해 진행하게 된다. 이 교수는 "알레르기 면역치료는 알레르기 비염과 결막염에서 가장 치료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며 "천식이나 난치성 아토피 피부염에도 일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원 면에서는 집 먼지 진드기, 고양이·강아지 털, 꽃가루 등 특정 항원에 대해 감작이 돼있는 경우 면역치료가 가능하다.

[이미지제공=서울대병원]

면역치료는 피부에 주사를 놓는 피하면역치료와 혀 밑에 원인물질을 떨어뜨리는 설하면역치료로 나뉜다. 두 방법 모두 3~5년 정도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한다. 피하면역치료는 의료진이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주사로 주입하는 방식으로 초기 3개월 정도는 주 1회, 그 이후에는 월 1회 주기로 투여한다. 설하면역치료는 전문의 처방에 따라 자가 치료가 가능하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 추출물을 혀 아래 점막에 정기적으로 복용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집에서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설하면역치료는 집 먼지 진드기에 한해 이뤄진다.

면역치료 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피하면역치료는 주사 부위가 가렵거나 따끔거리고 붓는 증상이 며칠 지속될 수도 있고, 설하면역치료도 국소적으로 혀 밑이나 입술이 붓고 입 주변이 가려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이는 알레르기 약을 투여하면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반응"이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 질환을 뿌리 뽑는 유일한 치료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효과가 많이 증명된 상태다. 하지만 면역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무조건 반드시 완치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치료 전 알레르겐과 개인별 증상의 상관 관계를 100% 수치화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피부 반응 검사에서 집 먼지 진드기에 대해 반응이 세게 나왔더라도 사실은 온도 차이나 미세먼지 등의 다른 요인들 때문에 증상이 나빠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 식이다. 따라서 치료를 시작하고 반응을 확인하면서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에는 꼭 3~5년 치료를 지속하지 않고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치료 효과가 매우 좋을 때는 5년을 채워 치료를 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면역치료가 종료된 이후 약 10년까지도 오랜 기간 치료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

이서영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사진제공=서울대병원]

이서영 교수는 "면역치료는 알레르기 염증 자체를 해결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현재 본인이 증상이 있는 상태라면 반드시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면역치료는 향후 특정 항원에 노출됐을 때 알레르기 반응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재발 방지 치료이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알레르기 질환이 있다면 병원에 방문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