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만 나온 근로장려금, 이것 때문이었다고?

김인철 2026. 1. 2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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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이 잘못 산정돼 근로장려금도 반만 지급돼... 매해 받는 장려금, 이상하다면 국세청에 꼭 문의해야

[김인철 기자]

지난해 8월 정기분 근로장려금을 받았다. 근로장려금은 근로소득이 있지만 소득이 낮은 가구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그런데 내 계좌에 적힌 금액이 조금 이상했다. 사전에 안내받았던 예상 수령액 114만 3000원의 절반인 57만 1500원만 통장에 입금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확인을 잘못했나 싶어 예상 수령액을 다시 확인했지만 다르지 않았다. 처음엔 그냥 넘어갈까 했다. 하지만 혹시나 행정상 착오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국세청에 문의했다.

국세청 담당자는 근로장려금 신청자의 재산 합계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근로장려금이 50%만 지급된다고 했다. 2025년 기준 단독가구의 경우 근로장려금 대상자가 되려면 연 소득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근로장려금 신청자의 재산 합계가 2억4천만 원 미만이어야 한다. 그리고 재산이 1억7천만 원 이상이면 근로장려금 지급액은 50%만 지급된다.
▲ 홈텍스 국세청 홈텍스 화면 갈무리, 근로장려금 예상 수령액중 절반만 입금되었다. 전세계약서 확인 절차를 거친후 받지 못한 장려금을 돌려 받았다.
ⓒ 김인철
재산에는 주택이나 토지뿐 아니라 전세보증금, 예금·적금, 주식, 자동차 등이 모두 포함된다. 문제는 내 재산이 50% 지급 기준을 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혹시 내가 모르는 재산이 더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까지 했다. 전세보증금, 정기예금, 자동차까지 하나씩 다시 계산했다. 그래도 50% 지금 기준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나는 국세청에 재차 확인을 요청했다. 그제야 근로장려금이 50%만 지급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의 임대차보증금 때문이었다.
"전세 보증금이 얼마예요?"
"3500만 원이에요."
"저희는 5700만 원으로 되어 있네요. 전세계약서 가지고 계시죠?"
"당연히 가지고 있죠."
"계약서 사본을 메일로 보내주시면 확인해서 정정해 드릴게요."
▲ 전세계약서 내 전세보증금은 3500만 원이었지만 국세청에서 임의로 설정한 전세 간주 금액은 5700만 원이었다. 이로 인해 내 재산이 50퍼센트 지급 기준에 해당이 되어 근로장려금이 50퍼센트만 지급되었다.
ⓒ 김인철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집의 전세보증금은 3500만 원이다. 그런데 국세청 재산 산정에는 내 전세보증금이 5700만 원으로 산정이 되어 있었다. 실제 전세 보증금보다 2200만 원이 더 잡혀 있었다.

"아파트는 전세나 월세 보증금이 확인되는데, 일반 주택 임대차 보증금은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간주 금액을 적용해요."

국세청 담당자는 월세나 전세보증금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법령상 간주 전세보증금으로 산정한다고 했다. 그로 인해 내 재산 합계가 기준을 넘었고, 그 결과 근로장려금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담당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내가 계약서 사본을 이메일로 제출하자 며칠 후 나머지 금액이 통장으로 입금되었다. 이 경험을 통해 분명히 알게 된 점이 있다. 국세청에서 근로장려금 산정 시 착오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임대차 계약서는 아파트 같은 단지가 아니면 임의로 산정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문제는 내 경우처럼 실제 소유한 재산과 달리 임대차보증금을 확인 없이 간주 계약금으로 잡을 경우 착오가 생길 수 있고, 기준을 넘는 것으로 판단해 근로장려금이 줄어드는 사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급 결정 후 90일 이내에는 정정 신청이 가능하지만, 이를 모르면 당사자는 그대로 손해를 보게 된다.

"이런 사례가 많이 발생하나요?"
"자주 있는 편이에요."

국세청 담당자에게 나와 같은 사례가 흔한지 묻자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자주 있는 일"이라고 답했다. 나는 행정 착오로 받지 못할 뻔했던 근로장려금을 돌려받은 경험을 정리해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와 몇몇 커뮤니티에 올렸다. 그러자 한 커뮤니티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어떻게 알아봐야 하나요? 저도 자녀 장려금이 적게 나왔습니다."
"예상 수령액에서 50%만 나왔다면 확인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전화 한 통이면 됩니다."
"확인했습니다. 인원 누락이었네요. 이 글 아니었으면 그냥 넘어갈 뻔했습니다."

내가 올린 글을 보고 본인도 확인해 봤더니 자녀가 한 명 누락된 채 자녀장려금이 지급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정정 신청을 통해 받지 못한 차액을 받을 수 있다는 댓글이었다.

국세청이 모든 신청자의 임대차보증금을 실제 계약서까지 일일이 대조해 확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아파트가 아닌 일반 주택의 경우 간주 전세보증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정도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착오가 신청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도 3월이면 근로장려금 반기 신청을 한다. 신청 대상자라면 근로장려금이든 자녀장려금이든 본인이 예상한 금액보다 적게 나왔다면 넘기지 말고 국세청에 재산 산정 내역과 가구원 반영 여부를 꼭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본인이 월세나 전세로 살고 있다면 임대차보증금이 실제 계약 금액과 국세청에서 산정한 금액과 일치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버블로그와 다음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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