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공사대금 날릴뻔한 한화 '안도의 한숨'...'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재개

재계약 공사비 3920억 증액
최대 규모 'K-신도시 수출 사업'…공사대금 미지급으로 2년전 중단

2년 전 중단됐던 한화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이 기존 계약보다 공사 대금을 늘려 재개된다.

해당 공사를 맡았던 한화는 2년 전 이라크 발주처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해 손을 뗐던터라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이라크 비스야마 신도시 전경. / 한화 건설부문

6일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5일 이라크 현지에서 공사의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와 총 14조7125억원에 공사 재개를 위한 변경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당초 계약한 돈보다 3919억원이 많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의 경우 이라크 정부 국무회의의 승인을 받아야 발효되고, 승인 과정에서 계약 조건이 변경되거나 취소될 수 있어 한화가 무턱대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화가 NIC와 새로 맺은 계약에 따르면 공사기간은 2012년 5월 30일부터 2032년 12월 31일까지다. 한화는 이미 건설한 3만여 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건설하게 된다. 현재 비스마야 신도시는 2만1480가구가 입주한 상황이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는 이라크의 전후 복구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 여의도의 6배에 달하는 18.3㎢(약 550만평) 크기 부지에 10만80가구의 주택과 사회기반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었다.

공사가 완성되면 거주 인원이 6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돼 경기도 분당급 신도시 공사로도 불렸다.

하지만 이라크 측의 자금 부족으로 사업이 난항을 겪었다.

공사 중도금을 받지 못한 한화 건설부문은 착공 10년 만인 2022년 10월 공사를 중단하고 인력 대부분을 철수시켰다.

한화는 지난해 1월 NIC가 공사 재개를 요청함에 따라 NIC와 합의각서(MOA)를 체결하고, 미수금 일부인 3억 달러(약 4250억원)를 수령한 후 부분 공사를 재개했다.

이후 한화는 NIC와 남은 7만 가구 건설 공사를 위해 계약 변경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한화 관계자는 "계약 변경 과정에 한국정부의 공이 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1월 장관급 수주지원단을 이라크에 파견한 데 이어 6월에는 중단됐던 한·이라크 공동위원회를 6년 만에 열었다. 같은 해 9월에는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 사업 재개에 힘을 실었다.

또 올해 2월에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수주지원단을 파견해 비스야마 신도시 사업 일부가 재개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