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논란’ 서울월드컵경기장, 교체 예산 대폭 늘려

올해 예산보다 9배 늘어난 규모
품종도 ‘한지형 잔디’로 교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지난달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 나서 볼 경합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설공단이 내년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교체 예산을 15억5000만원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올해 잔디 교체 예산인 1억7000만원에서 9배 늘어난 규모다.

10일 윤영희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서울시에 내년도 잔디 교체 예산으로 15억5000만원을 요청했다. 경기장의 열악한 잔디 상태가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지적을 받으며 논란이 되자 잔디를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교체되는 잔디 품종은 ‘한지형 잔디’인 켄터키블루그래스 70%, 톨훼스큐 30%다. 한지형 잔디는 서늘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난지형보다 푸른 빛을 유지하는 기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고온다습한 환경에 취약하다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더위에 강하고 마찰에도 잘 견디는 난지형 잔디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공단은 기존의 한지형 잔디를 추진하기로 했다. 공단 관계자는 “난지형 잔디는 축구 경기에 적합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잔디 교체 면적도 크게 늘릴 방침이다. 공단은 올해 경기장 중앙 부분 1885㎡가량의 잔디를 교체했는데, 내년에는 4.5배 규모인 8500㎡ 이상의 잔디를 교체할 계획이다. 또 경기에 지장이 없도록 상태가 좋지 않은 일부 잔디의 교체 작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윤 의원은 “예산 증액과 함께 일본과 영국 등 해외경기장 사례를 참고해 제대로 된 구장 환경 개선을 고민해봐야 할 때”라며 “전문적인 경기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서울시의회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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