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팬심+성적' 잡은 신태용 감독, 인니의 재계약 추진 이유
인도네시아가 신태용 감독과 재계약을 추진한다. 팬들의 열렬한 지지가 결정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신태용 감독과 동행 의사를 밝혔다고 현지 매체 볼라가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 모차마드 이리아완 회장은 “협회장으로서 신 감독과 계약 연장을 위해 위원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팬들의 성원이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월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인도네시아의 준우승을 이끌며 팬심을 사로잡았다. 당시 AFF는 스즈키컵 직후 대회 최우수 지도자를 팬 투표로 뽑았는데, 신 감독이 53.5%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자랑하며 1위로 선정됐다.
신태용 감독의 인기는 인스타그램 팔로워에서 확인된다. 애초 10만 명이던 팔로워가 스즈키컵을 치른 후 84만 명으로 급증했다. 27일 기준 신 감독의 팔로워는 120만 명이다. 역시 인도네시아 팬들의 비중이 크다. 신 감독을 향한 팬심을 체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태용 감독 사정에 밝은 축구계 관계자는 “팬들의 지지가 (연장 계약 제안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연령별·성인 대표팀에서 성과를 냈고, 며칠 전 A매치(퀴라소전) 승리에 PSSI의 확신이 생긴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리아완 PSSI 회장도 “연장 계약에 관한 네티즌들의 압박을 확인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지금껏 어려움도 있었다. PSSI 집행위원인 하루나 수미트로는 스즈키컵 준우승 후 신태용 감독에 관해 “이전 감독과 별 차이가 없다. 준우승을 한 데도 신 감독이 필요 없었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여러 차례 준우승했다”고 깎아내렸다. 그때 인도네시아 팬들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신태용을 구하라’(#SaveSTY)는 해시태그 운동으로 힘을 실었다.
신태용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차곡차곡 성과를 쌓았다. 그는 202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진출, 2023년 AFC U-20 아시안컵 진출 등을 이뤘다. 지난 24일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5위인 인도네시아가 퀴라소(84위)를 3-2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인도네시아 축구는 신 감독 체제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애초 신태용 감독의 계약은 2023년 U20 월드컵(6월)까지다. 인도네시아는 팬심과 성적을 동시에 잡은 신 감독에게 미래를 맡기려고 한다. 다만 아직 계약 기간 등 세부 사항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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