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과 대전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금성백조건설은 2015년 이후 수도권 지역으로 외형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의 공공택지를 낙찰 받으면서 수도권에서도 금성백조의 이름을 알려나가기 시작했다. 2023년 기준 금성백조주택의 도급 순위는 49위다.
동탄2신도시에만 3개의 아파트를 지으며 '예미지' 브랜드를 알려나갔다. 동탄 외에 김포 한강신도시 등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하며 급속도로 외형을 키울 수 있었다. 금성백조주택 역시 타 중견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계열사 관계사를 동원해 택지 입찰에 참여했다.
다우종합건설 인수, 공공택지 사업 '첫발'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를 통해 받은 '2018년~2022년 추첨방식 공공택지 당첨 상위 10개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금성백조주택은 계열사를 동원해 8곳의 택지에 낙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성백조주택이 취득한 택지는 이천 중리 B3, 부산 명지2단계 B12 2곳이고 나머지 택지는 금백건설(금성백조건설에 합병), 금성백조건설, 제이에스글로벌 등의 계열사, 관계사가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성백조건설과 제이에스글로벌은 금성백조주택 창업자인 정성옥 회장의 아들 정대식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업체다.
금성백조주택이 획득한 8개 택지의 면적은 38만7513㎡다. 가로 75m, 세로 110m 크기의 축구장 47개 크기다. 금성백조주택은 동탄2신도시 진출 당시부터 계열사를 동원해 공공택지 입찰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금성백조주택은 동탄2신도시 A11, A17, C7 블록에 예미지 아파트를 건설했다. 동탄2신도시 택지 입찰에 참여한 계열사 중 다우종합건설은 금성백조주택의 성장에 공을 세운 곳이다. 다우종합건설은 2008년 금성백조주택 100% 자회사가 됐다.
2002년 설립된 다우종합건설은 설립 당시엔 금성백조건설과 무관한 개인이 소유한 회사였다. 대전 지역의 시공사였던 다우종합건설을 인수한 건 2008년이다.
2007년 다우종합건설이 대전 서남부택지 개발사업지구(도안신도시)의 공공택지를 낙찰받으면서 금성백조주택이 이 회사를 인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성백조주택은 도안신도시 아파트 시공 이후 수도권으로 진출을 모색한다. 이때도 다우종합건설을 활용해 동탄2신도시 택지 입찰에 나선다.
2015년 다우종합건설 감사보고서에는 621억원의 동탄2신도시 택지 보유 기록이 등장한다. 당시 다우종합건설은 모회사 금성백조주택에서 115억원을 차입하고 SPC 동탄예미지제일차를 통해 500억원 규모의 PF 자금을 조달해 동탄2신도시 사업을 진행했다.
동탄2신도시에서 예미지 아파트 3개를 건설한 금성백조주택은 이후 전국적 단위로 공공택지 입찰을 늘린다. 2018년 이후 5년간 인천 검단, 아산 탕정, 평택 고덕, 화성 비봉, 이천 중리, 보령 명천, 부산 명지 등 8개 택지를 확보하면서 자회사 금백건설(2018년 다우종합건설이 사명 변경) 외에도 가족 회사 금성백조건설, 제이에스글로벌을 동원했다.
1사 1필지 도입 후, 금백건설 합병 소멸
정부는 2022년 10월 소위 벌떼입찰 방식의 계열사 동원 공공택지 입찰을 막기 위해 '1사 1필지 제도'를 도입한다. 공공택지 입찰에서 모기업과 계열사를 합해 1개 기업만 응찰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제도가 수도권 규제지역과 과밀억제권역 등에서 지방광역시로 확대 적용되면서 과거와 같이 계열사를 동원하는 방식이 통하지 않게 됐다.
금성백조주택 100% 자회사인 금백건설은 2022년 12월 금성백조건설에 합병된다. 합병 시점은 1사 1필지 제도가 도입된 직후다. 금성백조건설은 경영효율성 제고와 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합병의 이유로 제시했다.
금성백조건설은 정 회장의 장남 정 부회장이 57.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 2세 정현옥 제이에스글로벌 대표와 정현경 삼승개발 대표가 각각 9.6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금성백조주택은 이 회사 지분 3.6%만을 보유하고 있다.
금성백조주택 계열사 중 1곳만 택지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자 금백건설을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금성백조주택 100% 자회사 금백건설이 사라진 후 오너 2세가 지배하는 제이에스글로벌, 금성백조건설 등을 택지 입찰에 활용하고 있다.
오너 2세가 소유한 회사를 통해 일감을 확보하고 공사 비용 등 수익을 몰아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제이에스글로벌은 인천 검단 AA11, AB3-2 블록 택지를 낙찰받았다. 해당 택지에는 예미지 아파트가 들어섰다.
금성백조주택은 현재 화성 비봉 B3 택지에 예미지 아파트를 시공 중이다. 해당 택지는 금성백조건설의 100% 자회사 삼승개발이 획득했다. 이 택지는 금성백조건설에 넘어갔고 이후 예미지 아파트가 시공되고 있다.
1사 1필지 제도 도입 후 공공택지 취득이 어려워지면서 금성백조주택은 처지가 비슷한 중소형 건설사들과의 합작공사를 늘려가고 있다. 대전, 충남 지역 건설사인 계룡건설, 중부토건 외에도 남명건설, 일신건설, 풍림산업, 남광토건 등과 합작해 활로를 모색 중이다.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