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 스팟 찾아가고 심박수 재고... 젠지 세대가 공포영화 즐기는 법
[이인혜 기자]
|
|
| ▲ 영화 <살목지> 스틸컷 |
| ⓒ ㈜쇼박스 |
이 이례적인 돌풍의 중심에는 '젠지(Gen Z, 1997년부터 2012년 사이에 태어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있다. CGV 연령별 예매 분포를 보면(4월 19일 기준) 20대 비율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들은 극장에 가만히 앉아 무서움을 참고 견디는 관객이 아니다. <살목지>의 흥행은 영화가 단순히 무서워서가 아니라, 젠지 세대가 이 영화를 자신들만의 확실한 '놀잇감'으로 삼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
|
| ▲ 영화 <살목지> 후기 |
| ⓒ 엑스(옛 트위터) |
심지어 영화의 핵심 소재인 '물(水)'을 사주팔자와 엮어 "사주에 수 기운이 부족한 사람에게 운이 트이는 영화"라는 기상천외한 해석까지 덧붙인다. 창작자가 의도한 공포가 관객들의 손을 거쳐 완벽한 서브컬처 코미디로 재조립되는 순간이다.
이러한 젠지 세대의 능동적인 소비 행태는 실제 흥행 지표로도 증명된다. CGV가 공개한 관람 데이터에 따르면 <살목지>의 10대 관객 비율은 10.7%로, 지난해 공포 흥행작 <노이즈>의 10대 비율(6.9%)을 웃돌았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13.8%에 달하는 3인 이상 단체 관람률이다. 이는 영화관이 더 이상 혼자 숨죽여 두려움을 마주하는 곳이 아니라, 또래 집단이 다 함께 몰려가 공포를 체험하고 리액션을 공유하는 거대한 '놀이판'으로 변모했음을 보여준다.
|
|
| ▲ 영화 <살목지> 후기 |
| ⓒ 엑스(옛 트위터) |
야간에 살목지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충남 예산군은 15일 공식 계정을 통해 야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살목지 야간 방문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현장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차량 24시간 통제와 오후 6시 이후 보행자 통행금지 조치를 시행한다. 관람객의 야영과 취사를 막기 위해 지자체 공무원들이 직접 숏폼 챌린지 영상까지 제작하는 현실은 허구의 영화가 현실의 공간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살목지> 신드롬은 웰메이드 호러물이 거둔 성취를 넘어, 젠지 세대가 미디어를 어떻게 장악하고 소비하는지 보여주는 보고서에 가깝다. 이들은 영화를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장르를 비틀고 해체하여 자신들만의 소셜 미디어 장난감으로 재조립했다. 그렇게 보면, 이제 대중문화 시장에서 콘텐츠의 생명력은 관객의 손에서 얼마나 흥미로운 놀잇감으로 변모하느냐에 달려있다.
덧붙이는 글 | 이 칼럼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글쓴이(이인혜)는 12년차 대중문화 에디터입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울시의 미래,영등포·동자동에 있다
- "어떻게 참으세요?" 강연자 꿈꾸는 장애인들의 절박한 질문
- 윤석열 정부의 이 사람이 위원장?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위 퇴장한 이유
- '파행 장기화' YTN 새 이사 "정상화 위해 두 위원회 구성...방송법상 문제 안돼"
- 국민의힘 지지도 15%... 최저치 갈아 치우고, TK에서도 하락
- 시각장애인이 된 지 9년, 나를 멈춰 세운 '모자무싸' 대사
- 이 대통령 국정지지율 69%, 한 달째 최고치 유지... TK에서도 60%대 기록
- 메모리 빼면 거의 다 외국산... 한국 AI 생태계의 진짜 과제
- 혼다코리아 "차 사업 접고, 바이크에 집중"… 전격 발표, 왜 지금인가
- 트럼프 측근, 피파에 '월드컵, 이란 대신 이탈리아 넣자' 제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