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110달러 치솟자…트럼프 “전쟁 곧 끝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대(對)이란 군사작전의 조기 종료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개전 이후 연일 치솟는 유가가 인플레이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중간선거 최대 리스크가 될 거란 우려가 커지자 출구전략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에 이란은 장기전을 예고하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플로리다주 도랄 리조트에서 열린 하원 공화당 대회 연설 이후 기자회견에서 ‘장대한 분노 작전’과 관련해 “우리는 매우 결정적으로 승리하고 있다. 계획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평가한 뒤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 내, 며칠 내 끝날 거라고 보느냐”는 기자 질문에는 “아니다. 하지만 매우 빨리(끝날 것)”라고 답했다.
이어 이란 군사능력이 거의 무력화됐다고 주장하면서 “남은 것은 행정부 인사들과 함께 내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결단에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작전 종료 시점은 자신의 결단에 달려 있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가진 C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이란 전쟁을 두고 “그들은 해군도, 통신 체계도, 공군도 없다”며 “전쟁이 거의 끝나간다(very complete)”고 했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작전 종료 조건으로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내걸며 장기전 불사 태세를 보인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조기 작전 종료’ 메시지를 낸 것은 무엇보다 유가 급등에 따른 패닉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전쟁 개시 후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유가 폭등세에 트럼프 행정부가 충격에 빠졌다며 기름값 인하와 금융시장 진정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이란은 반발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국영방송 IRIB를 통해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우리”라고 밝혔다. 유럽과 아랍 국가들을 향해선 “미국과 이스라엘 외교관을 쫓아내면 호르무즈해협의 자유로운 통과를 허용할 것”이라며 외교적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은 10일 “오늘은 이란에 대한 공격이 가장 격렬한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8일 이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향해 “핵무기 개발을 추구하지 말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귀담아듣고 이에 대한 답을 밝히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각국은 휴전 중재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으로 약 1시간 동안 전화회담을 갖고 이란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했다. 둘의 대화는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당연히 중동 문제를 이야기했고, 푸틴은 도움이 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중국, 프랑스, 튀르키예 등도 이란 측과 접촉하며 중재에 나서고 있다. G7(주요 7개국) 재무장관들은 이날 화상회의를 열어 국제유가 상황을 논의한 뒤 성명을 내 “비축유 방출 등을 포함한 필요한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G7 공동대응 소식에 이날 장중 배럴당 110달러대까지 올랐던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대로 떨어졌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한지혜·하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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