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다음 타깃은 KB금융?…이례적 움직임에 '긴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서울지방국세청이 최근 하나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한데 이어 조만간 다른 금융회사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금융권 전반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르면 이달 중 한 대형 금융지주 대한 세무조사를 검토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대형 금융지주 세무조사가 통상 수년 주기로 이뤄지고, 세무조사권 남용 금지 국세기본법에 따라 2년 이내 세무조사를 재차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KB금융지주가 다음 타깃으로 거론되는 분위기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정부 기조 변화 속에 역대급 실적과 대규모 주주환원을 이어온 금융지주를 중심가 세무·감독 리스크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KB금융은 지난해 5조78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금융지주 최초로 연간 순익 '5조 클럽'에 진입했다. 올해 1분기에도 1조8천92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최대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이달 말 양종희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최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
KB금융은 과거에도 세무조사에서 1천억원대의 세금을 부과받은바 있다.
KB국민은행은 2013년 정기 세무조사에서 커버드본드 발행 과정의 SPC(특수목적법인) 회계 처리 등을 이유로 약 1천243억원의 세금을 부과받았고 일부에 대해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2007년 세무조사에서는 KB국민카드 합병 과정의 대손충당금 문제로 약 4천827억원을 부과받았으나 이후 대법원 최종 승소 판결을 받으며 세금을 돌려받았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최근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 대한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한지 나흘만에 메리츠증권의 탈세 의혹을 포착하고 조사에 나갔다.
금융권이 주목하는 부분은 조사 자체보다 흐름이다. 주요 금융지주가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지 짧게는 1~2년, 길어야 4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가 단순 세원 검증 수준을 넘어 특정한 '목적'이 있다고 보고있다.
금융권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최근 정부의 금융권 압박 기조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금융권에선 이번 조사 흐름을 단순 탈세 검증보다 금융권 전반에 대한 정책 메시지 차원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새 정부 들어 금융의 공공성과 자금 공급 기능을 강조하는 기조가 강해지면서 역대급 실적과 대규모 주주환원을 이어온 금융지주들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포용금융을 얼마나 실현했는지 평가해 이익이나 불이익을 줄 방법이 없느냐"고 언급하며 사실상 '포용금융 평가제'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역시 "고신용자 중심 금융 구조는 구조적 모순"이라며 금융권 역할 변화를 주문한 상태다.
과거처럼 실적과 건전성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자금 공급 방향과 금융의 공공성이 새로운 정책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조사4국이 통상 해외법인 거래와 계열사 간 자금 흐름, SPC(특수목적법인) 구조, 투자금 회수 체계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해외·IB 비중이 큰 금융지주일수록 긴장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최근 조사 흐름을 두고 사실상 금융권 '길들이기' 국면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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