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당정 “새벽배송 주 46시간만 하라”...시간 늘렸지만 택배기사들 “생존 위협”
당·정이 택배 새벽배송 제한 시간을 당초 주 40시간에서 46시간으로 늘리기로 했다. 택배기사들의 반발로 합의에 어려움을 겪자 배송 활동이 가능한 시간을 연장해 주는 새로운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새벽배송 기사들은 “합의를 밀어붙이기 위한 명분 쌓기로, 생존권 위협엔 변함이 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9일 본지가 확보한 ‘제3차 택배 사회적 대화 중간 합의문’에 따르면 ‘새벽배송 택배기사의 작업 시간은 주 46시간을 초과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조항으로 담겼다. 이와 함께 단서 조항으로 ‘주5일 근무제 시행 전까진 주 50시간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 합의문에 따르면 택배 사업자와 영업점은 2027년 1월 1일부터 야간 배송 택배기사의 주5일 근무제를 도입·시행해야 한다. 즉, 내년 1월 1일 전까진 새벽배송을 최대 주 50시간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그 이후엔 46시간만 일할 수 있다는 의미다.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는 택배 기사 처우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협의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도로 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 등 정부, 쿠팡·CJ대한통운 등 택배사, 한국노총·민주노총 등 노동계와 택배 대리점 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수정된 합의문을 바탕으로 9일 오후 회의가 진행될 예정인데, 합의가 결렬될 경우 여당이 단독으로 관련 입법을 추진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앞서 합의문 초안엔 새벽배송 노동 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말 공개한 연구용역 결과를 반영한 것인데, 조사 대상이 택배 기사 10명에 불과해 부실 조사란 비판이 일었다. 이에 한국노총과 택배 대리점 단체 등이 반발하자 제한 시간을 6시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새벽 배송 기사들은 “제한 시간을 조금 늘려줬을 뿐 달라진 건 크게 없다”며 “여전히 수입은 줄고 근무 환경은 나빠질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새벽 배송기사 대다수는 개인 사업자로, 본인의 선택에 따라 주 52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업무 가중을 피해 근무일을 주 6일로 나눠 물량을 소화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노동 시간과 일수를 제한하면 수입이 줄고, 고정된 택배 물량을 소화하기 어렵단 목소리가 나온다.
한 새벽배송 기사는 “노동 시간이 줄면 투잡을 뛰거나 택배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한다”며 “또 짧은 시간 안에 정해진 물량을 배송하게 되면 오히려 노동 강도가 세지고 사고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앞서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의 자체 조사 결과 93%의 기사들이 새벽배송 금지에 반대한 바 있다.
택배 업계는 새벽배송 시간을 제한할 경우 추가 인력 채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택배비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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