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멈춰 선 시간"…세월호 선체·사고해역 울려퍼진 유족의 통곡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식’이 진행된 16일 오후 3시 전남 목포신항. 단원고 희생자 고(故) 이호진군의 어머니가 낭독한 기억사를 듣던 한 유가족이 울음을 터뜨렸다. 이군의 어머니 김성하씨의 편지 낭독이 이어지는 동안 기억식을 찾은 다른 유족들도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김씨는 기억사를 통해 “내 아들 호진아. 네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라고 불러줬을 때 엄마는 너무 감격스러웠어”라며 “벚꽃을 보러 갔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저렸단다. 잘 지내고 있길 바랄게”라고 말했다.
유족들 “11년 전 참사 때 시간 멈췄다”

일반 추모객들도 이날 세월호 선체를 보기 위해 오전부터 목포신항을 찾았다. 추모객들은 노란색 리본에 ‘잊지 않겠습니다’, ‘편안히 잠드세요’ 등의 문구를 적어 철조망에 묶었다. 일부 추모객은 철조망 너머로 보이는 세월호를 말없이 바라보다 눈물을 훔치거나 고개를 숙여 기도를 했다.
추모객들 “잊지 않겠습니다” 기도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목포신항을 찾은 박정규(38·전남 순천시)씨는 “참사 당시 진도체육관에서 자원봉사를 했는데, 눈물로 밤을 지새우던 유족들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아들을 낳은 후 참사 때 아들·딸을 잃은 부모의 아픔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참사 해역에 흩날린 ‘단원고 벚꽃’

선상 헌화 때는 단원고 희생자 고(故) 배향매양 아버지 배희춘씨가 딸의 이름을 크게 부르기도 했다. 그는 바다를 향해 단원고에서 가져온 벚꽃 가지를 던지며 “향매야, 보고 싶다. 너무 보고 싶다”라고 외쳤다.
김정화 0416단원고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장성한 청년들을 보면 우리 아이는 어떤 청년으로 성장했을까,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한다”며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대한민국이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산·서울·광주에서도 추모행사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 지난 12일 설치된 시민합동분향소에는 이날도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광주시교육청도 지난 14일 목포신항에서 추념식을 연 데 이어 오는 18일까지 ‘세월호 참사 11주기 계기교육 주간’을 운영한다.
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중 진도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탑승자 476명 중 승객 304명이 사망·실종됐다. 단원고에서는 수학여행을 가던 2학년 학생과 교사 등 261명이 희생됐다.
목포·진도=최경호·황희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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