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아니라 짐을 떠안은 것 같아요"

송민호 2025. 10. 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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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진보당 강서구 전세사기특별위원회와 양천구 전세사기피해자대책위원회(준)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자치구의 무대응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들은 "전세사기 피해주택의 관리 문제는 더 이상 피해자만의 고통이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긴급한 행정 대책을 촉구했다.

경기도는 올 5월부터 '전세사기 피해주택 관리 지원사업'을 진행하여 적극적으로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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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강서구 전세사기 특별위-양천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 피해주택 관리 실태 고발 기자회견

[송민호 기자]

 10월 1일,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 송민호
지난 1일 진보당 강서구 전세사기특별위원회와 양천구 전세사기피해자대책위원회(준)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자치구의 무대응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들은 "전세사기 피해주택의 관리 문제는 더 이상 피해자만의 고통이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긴급한 행정 대책을 촉구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5년 9월 현재 공식 신고된 전세사기 피해자는 3만 3천 명을 넘어섰다.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주택토지공사(LH)의 피해주택 매입 건수는 2500여 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규모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으로, 피해자들은 보증금을 되찾기만 기다리며 수 년 간 '살 수도, 떠날 수도 없는 집'에 갇혀 있다.

실제로 진보당과 피해자대책위가 강서·양천 지역에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3.4%는 피해주택에 아직 거주하고 있으며 누수, 결로, 곰팡이, 승강기 고장 등 심각한 생활 불편과 안전 위협을 겪고 있다. 깁스를 한 주민이 고장 난 승강기 대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관리비 미납으로 입주민 간 갈등이 벌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들은 발언을 통해 피해주택 현장의 절박함을 그대로 전해주었다.

강서구 피해자 조아무개씨는 "입주한 지 반년 만에 곰팡이가 생겨 집주인과 연락하는 과정에서 전세사기임을 알게 됐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경매를 통해 원치 않은 집을 떠안게 되었다"고 밝혔다. 문제가 있는 집을 강제로 떠안고 관리를 해야 하는 책임까지 지게 된 것이다. 또한 전세사기 해결 과정에서 세대 수가 빠져나가다 보니 관리가 소홀해지고 승강기도 1년 반 동안 고장 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천구에서 도자기 공방을 운영하는 정아무개씨는 "전세사기 사태로 세입자들이 빠져나가자 관리회사마저 철수했고, 남은 입주자와 상가 운영자들이 과태료와 안전 문제를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건물 부지 1층에 있는 화단과 주차장이 배수가 잘 되지 않아, 지하 1층에 있는 공방에 계속 누수가 발생하고 있지만, 아무도 이를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정씨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아닌 해당 건물에 같이 거주하고 있는 '간접 피해자'도 제도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피해주택 관리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지자체도 있다. 경기도는 올 5월부터 '전세사기 피해주택 관리 지원사업'을 진행하여 적극적으로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피해자 김아무개씨는 "경기도는 조례를 통해 공용부 최대 2천만 원, 전용부 최대 5백만 원까지 수리비를 지원하고 있다"며 "서울시도 경기도 사례를 참고해 당장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보탰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진보당 강서·양천지역위원회 김수림 공동위원장은 "서울시는 피해자가 가장 많은 지자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뚜렷한 예산 집행이나 지원책이 없다"며 "피해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서울시와 자치구의 긴급 하자보수 예산 편성 △합동 안전점검 시행 △전세사기 필수설비 긴급복구 지원 △정부의 전국 확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지금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진보당과 피해자대책위원회는 실태조사를 토대로 제작한 사례집을 향후 각 지자체에 전달며 대책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양천구 전세사기피해자대책위 간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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