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X 게임이 다시 시작됐다
오는 12월 26일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두고 K-콘텐츠를 향한 전 세계의 이목이 다시 한 번 집중되고 있습니다. 12월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에 넷플리스 글로벌 리더인 마리안 리 최고마케팅책임자와 김민영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츠 부사장이 이례적으로 참석했는데요. 이들이 국내 제작 발표회에 참석해 무대에 오른 건 이번이 최초입니다. 한국 콘텐츠의 입지와 글로벌한 문화적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 현장을 정책주간지 'K-공감'에서 확인하세요.
OX 게임이 다시 시작됐다
콘텐츠 1등 공신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
공개도 하기 전 美 골든 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2021년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3억 3000만 뷰를 넘어서며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놀라운 기록을 세운 작품입니다. 비영어권 시리즈 최초 골든 글로브, 프라임타임 에미상 등 수상 기록도 화려합니다. 이런 ‘오징어 게임’의 행보는 한국 제작진과 배우들이 가진 역량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이 콘텐츠 강국이자 상상력과 창의성의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데도 중요한 구심점이 됐습니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런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아시아인 최초로 에미상 감독상을 수상하며 역사를 쓴 황동혁 감독이 다시 연출·각본·제작을 맡았습니다. 여기에 이정재를 포함해 시즌1에서 돌아온 이병헌, 위하준, 공유 그리고 시즌2에 새롭게 합류한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조유리 등 탄탄한 배우진의 앙상블로 더욱 기대를 모읍니다. 12월 26일 개봉을 앞두고 DDP 아트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황 감독과 배우들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현실과 비슷한 ‘오징어 게임’ 속 세계
앞서 ‘오징어 게임’은 인간의 본성, 사회적 역학, 생존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통해 다양한 관객을 하나로 묶는 이야기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황 감독은 시즌2와 시즌3을 관통하는 이야기에 대해 “한국도 그렇고 전 세계의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오징어 게임’ 안에서도 갈라섬과 분열, 서로를 적대시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있다. 이를 통해 현실 세계와 게임 안의 세계가 무척이나 닮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징어 게임’이 주변과 세상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황 감독은 “시즌1에서 관객들이 좋아했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제작 과정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습니다. 시즌2를 관통하는 개념은 O와 X입니다. 게임을 계속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를 결정하는 찬반투표가 이번에는 매 게임 진행됩니다. 이를 위해 황 감독은 게임 참가자들이 머무는 숙소 바닥에 큰 선과 함께 OX 마크를 표시해 달라진 비주얼을 선보였습니다. 참가자들의 초록색 체육복에도 OX를 통해 변화를 줬습니다.
음악은 시즌1의 시그니처 음악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편곡을 통해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황 감독은 “새로움을 느낄 수 있게 노력했다”며 게임 속 잔혹함과 대조되며 메시지를 극대화시켜주는 작업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황 감독은 ‘오징어 감독’의 글로벌 인기 이유에 대한 질문에 “미스터리하다. 아직도 마음속으로 ‘이게 왜 이랬지’하고 되묻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단 재미있고 킬링타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뭔가 할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남겨서 반향을 일으킨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코인 열풍 보며 젊은 세대의 현실 반영
시즌1에 이어 다시 돌아온 인물들부터 새롭게 합류한 인물들까지 ‘오징어 게임’ 시즌2 속 캐릭터들에 대한 토크가 진행됐습니다. 황 감독은 “시즌2에서는 젊은 세대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담아내기 위해 젊은 참가자들을 대거 기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인 코인 열풍이 일어났고 계층 간 이동 사다리가 막히면서 젊은 세대들이 노동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주식이나 코인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현상을 담은 것입니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들도 시리즈 공개를 앞두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먼저 다시 게임에 참가한 기훈 역의 이정재는 “기훈이 감정이나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거의 다른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목표가 뚜렷해지며 변화했다”며 시즌1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습니다. 게임에 돌아온 기훈을 예의주시하는 프런트맨 역의 이병헌은 “시즌2에서는 프런트맨이 기훈과는 어떻게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이 된다. 기훈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한 행동을 하는 장면들도 있다”며 베일에 싸여 있던 프런트맨의 서사를 밝혀 흥미를 자아냈습니다.
시즌1 말미에 생사가 불확실했지만 시즌2에 다시 돌아와 게임의 실체를 파헤치는 준호 역의 위하준은 “준호가 형을 찾고, 진실을 파헤치고, 게임을 멈추기 위해서 얼마나 간절하게 달려나가는지, 그 과정 속에서 보이는 준호의 냉철함이나 카리스마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올렸습니다. 이밖에도 배우들은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통해 더욱 깊어진 메시지가 담긴 이야기가 탄생했음을 짐작하게 했습니다.
동대문 DDP를 열기로 채운 월드 프리미어 이벤트
제작발표회 이후 저녁 7시에는 DDP 아트홀1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2 월드 프리미어 이벤트가 진행됐습니다. 사전에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모객된 이번 이벤트에는 1000여 명의 팬들이 참석해 ‘오징어 게임’ 시즌2를 향한 기대감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월드 프리미어 이벤트의 첫 순서로는 ‘오징어 게임’의 주역들이 참여한 핑크 카펫이 진행돼 화려한 시작을 알렸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상징적 컬러인 핑크로 꾸며진 카펫에는 시즌2의 배우들뿐만 아니라 시즌1의 박해수, 정호연, 트리파티 아누팜, 김주령까지 함께 자리해 반가움을 자아냈습니다. 핑크 카펫 이후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테드 서랜도스가 월드 프리미어 이벤트를 찾은 전 세계 팬들에게 직접 인사를 전했습니다.
세계적인 댄스 크루 ‘원밀리언’의 오프닝 공연으로 화려하게 시작된 월드 프리미어 이벤트에는 황 감독과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등 주요 배우가 참석해 팬들과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어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 핵심 요소로 등장하는 OX 투표를 연상시키는 OX 게임과 함께 배우들의 비하인드 토크가 진행됐습니다. 실제 ‘오징어 게임’에 참가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이번 시즌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누구인지 등 배우들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로 채워진 OX 게임은 작품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고조시켰습니다.
마지막 순서로는 당일 참석한 팬들을 대상으로 ‘오징어 게임’ 시즌2 1화 상영이 진행됐습니다. 이날 월드 프리미어 종료 후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제8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최우수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는 깜짝 소식이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