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과 아랫배가 찌릿… 이미 ‘이 병’ 만성화됐을 수도

정준엽 기자 2024. 9. 18. 20: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립선은 두꺼운 막으로 둘러싸여 있어 항생제의 치료 효과가 단시간에 들지 않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20대 남성 A씨는 어느 날 오른쪽 고환과 아랫배가 동시에 찌릿하는 통증을 느꼈다. 불안한 마음에 비뇨의학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은 A씨는 이틀 후 의사로부터 전립선염 진단을 받았다. 어린 나이에 전립선에 문제가 생긴 것도 서러운데, A씨는 의사로부터 “앞으로 3~4개월 동안 항생제를 계속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까지 전해 들었다. 전립선염의 증상·유발 요인과 장기 치료가 이뤄지는 이유를 알아본다.

◇전립선, 항생제 침투 쉽지 않은 곳
전립선 바로 옆에는 음경으로 이어지는 신경이 있다. 그래서 전립선염이 생기면 발기력 저하와 조루를 비롯한 성기능 장애가 주로 생긴다. 하복부, 고환, 음경 등에 통증을 느끼는 것 또한 전립선염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그 이유는 전립선의 위치에서 찾을 수 있다. 대구코넬비뇨기과 이영진 원장은 "전립선은 해부학적 구조상 고환과 아랫배의 딱 중간지점 위치에 있다"며 "전립선이 아프면 고환과 아랫배가 모두 아플 수 있으며, 소변에도 문제가 생기는 등 다양한 형태로 증상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전립선염은 전립선의 구조와 현대인의 생활 습관으로 인해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전립선은 다양한 형태의 관으로 꼬여 있으며, 두꺼운 막으로 둘러싸여 잠복돼 있어 초기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오랜 좌식 생활로 인해 초기에 증상을 놓치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서 뒤늦게 염증이 진행된 후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영진 원장은 "오래 앉아서 업무 또는 학업에 집중하다가 잠시 좌식 생활에서 벗어난 순간에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 본인이 증상을 느낀다는 것은 이미 질환이 만성화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두꺼운 막으로 둘러싸인 전립선 특유의 구조는 장기간 약물 치료가 필요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전립선염의 기본 치료에는 항생제를 쓰는데, 전립선은 두꺼운 막으로 인해 항생제가 잘 침투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약을 단순히 1~2주 복용한다고 해서 질환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 전립선염 치료의 가장 큰 특징은 약물 치료가 최소 4주 이상, 길게는 3~4개월까지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혈액순환 장애, 비염, 장염도 영향
전립선염의 원인으로 요도를 통한 세균 감염이 꼽히지만, 최근에는 혈액순환 장애가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는 추세다. 오래 앉아 있는 생활 습관과 스트레스, 음주, 흡연 등이 전립선 주변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전립선의 부기와 주변 신경 자극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비염이나 장염 등 염증성 질환을 자주 겪는 경우에도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전립선염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이영진 원장은 "장염이나 비염을 자주 앓아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또다시 전립선염을 비롯한 다른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도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들 중 다른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음주·과로 피하고, 스트레칭·반신욕을
전립선염은 만성인 경우가 많은 만큼 재발 위험도 큰 질환이다. 전립선염의 재발은 건강 상태와 직결돼 있다. 장기간의 약물 치료 후에 재발의 위험을 막기 위해선 생활 습관 개선이 필수다.

대표적으로 과도한 음주는 전립선 조직을 자극해 염증을 촉진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과로는 앉아 있는 시간을 늘리며, 체내 염증 반응을 활성화해 전립선염을 일으킬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이 좋다. 전립선염 예방을 위해서는 한 시간에 한 번 스트레칭하거나, 주기적인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억제하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잦은 스트레칭은 회음부 압박을 줄이고 전립선 주변 근육을 이완하는 데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따뜻한 물로 하루 10~20분씩 좌욕이나 반신욕을 하는 것도 근육 이완과 혈액순환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재발 방지와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