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애터미 회장 박한길 (22) 복을 쌓는 신앙, 복을 차버리는 신앙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혹시 나의 간증을 읽고 '예수 잘 믿었더니 큰 기업 회장도 되고 부자가 되더라 그러니 나도 예수 잘 믿자'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겠다.
성경에는 분명 '힘에 지나도록' 하는 게 기준인데, 나는 주시는 것 중에서 힘닿는 대로 드리고 있을 뿐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달라고 기도해 본 기억이 없어
다만 주시는 물질, 주님 뜻에 맞게
잘 쓸 수 있도록 지혜를 구할 뿐

혹시 나의 간증을 읽고 ‘예수 잘 믿었더니 큰 기업 회장도 되고 부자가 되더라 그러니 나도 예수 잘 믿자’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겠다. 부디 기복 신앙으로 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몇 해 전 새해 아침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갔었다. 그곳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 100여년 전 복이 넘치던 미국 캐나다 호주 땅에서 복을 빌어(祝福) 모아서(蓄福) 쌓아놓고(築福) 누리지 않고 도리어 복을 차서(蹴福) 복을 쫓아버리고(逐福) 지독하게도 박복(薄福)한 조선 땅에 와서 복을 줄여서(縮福) 사셨던 분들이 묻혀있는 곳이라고.
참된 크리스천이라면 받은 복을 누리기만 하며 살지는 않을 것이다. 사도 바울도 그랬고 열두 제자도 복을 차버렸다. 그 대가로 목숨을 잃었고 가족을 챙기지 못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제자도의 정신을 따라 선교사님들도 세상의 복을 차버리고 조선에 왔다. 목숨을 잃었고 심지어 어린 자녀들을 풍토병으로 잃었다. 그런 선교사들의 위대한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게 됐다.
나는 애터미를 창업하고 지금까지 사업이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해 본 기억이 없다. 다만 주시는 물질을 주님의 뜻에 맞게 잘 쓸 수 있는 지혜를 구했을 뿐이다. 사람들은 어떻게 물질에 휘둘리지 않고 기부를 하느냐고 묻는다. 내가 전혀 돈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좋은 집에 살고 있고 젊은 시절 꿈이었던 최고급 롤스로이스를 타고 다닌다. 스포츠카도 있다. 돈은 쓸 만큼 쓰고 산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 데는 한없이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특히 남자들은 죄짓지 않으면 돈 쓸 일이 별로 없다. 집 있고 차 있고 양복 몇 벌 있으면 된다. 여자들은 돈 쓸데가 좀 더 많기는 하다. 그래서 나는 여자가 돈을 많이 쓰는 것은 무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의 아내는 변변한 보석도 없이 산다. 큼지막한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 선물하겠다고 백화점에 모시고 가면 만지작거리다 도무지 못 사겠다고 한다. 결혼반지도 못 해줬던 내 마음에 맺힌 한을 풀어보려는데 아직 기회를 주지 않는다. 대신 비슷한 크기의 큐빅 반지를 산다. 회장 사모님은 큐빅 반지를 끼어도 다이아몬드로 아는데 굳이 비싼 것을 살 필요가 없단다.
나의 헌금과 기부는 100여년 전 선교사님들의 삶에 비하면 내세울 게 하나도 없다. 목숨이나 전 재산을 내놓은 것도 아니다. 성경에는 분명 ‘힘에 지나도록’ 하는 게 기준인데, 나는 주시는 것 중에서 힘닿는 대로 드리고 있을 뿐이다. 역경의 열매를 쓰고 있지만 글을 쓰다가도 자꾸 망설여지고 숯불을 머리에 올려놓은 듯 얼굴이 화끈거린다.
우리의 가는 길에 주님 공급하시는 손길이 있을 줄 믿는다.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우리는 주님과 사도들과 선교사들께서 가셨던 길을 기꺼이 가야 한다. 다니엘의 세 친구는 금 신상에게 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풀무불에 던져질 위기에 처했을 때 이렇게 고백했다. “왕이여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우리를 맹렬히 타는 풀무불 가운데에서 능히 건져내시겠고 왕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왕이여 우리가 왕의 신들을 섬기지도 아니하고 왕이 세우신 금 신상에게 절하지도 아니할 줄을 아옵소서.”(단 3:17~18) 그들의 고백에서 ‘건져내시리이다’보다는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에 더 큰 믿음이 보인다.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30대 원목 ‘0’… 병원 사역이 위급하다 - 더미션
- 화폭에 담은 복음, 빛으로 감동을 전하다 - 더미션
- 아프리카에 생수·복음을… 이웃 사랑 선봉에 선 ‘믿음의 기업’ - 더미션
- “간윤위, 음란 도서 편파 심의” 규탄… 시·도의회 학생인권조례 폐지 앞장 - 더미션
- 공동주택 세워 목사·교인 26가구 함께 살아요… ‘거주+신앙공동체’ 특별한 실험 11년째 순항 -
- 아동 부서가 교회 중심축… 교회학교 쪼개 연령대별 집중 양육 - 더미션
- 셀린 송 감독 “‘기생충’ 덕분에 한국적 영화 전세계에 받아들여져”
- “태아 살리는 일은 모두의 몫, 생명 존중 문화부터”
- ‘2024 설 가정예배’ 키워드는 ‘믿음의 가정과 감사’
- 내년 의대 정원 2천명 늘린다…27년 만에 이뤄진 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