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Plus] '10월 A매치 홈구장 유력' 용인미르스타디움, 직접 가봤습니다
[풋볼리스트=용인] 김희준 기자= "드리블하는 데 어려운 상황들이 나오는데. 팬들 눈에도 저희가 좋은 경기,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하는 것들이 좀 아쉽다고 생각한다. 홈에서만큼은 (잔디가) 많이 개선됐으면 좋겠다."
9월 A매치 팔레스타인과 경기 후 손흥민을 비롯한 국가대표 선수들이 잔디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이 A매치를 치르기 적합한지 논쟁이 불타올랐다. 접근성이나 상징성을 고려하면 단연 한국을 대표하는 구장이지만, 최근 잔디가 선수들 경기력을 저하시킬 정도로 심각해 대한축구협회는 10월 A매치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대체할 수도권 구장을 물색했다.
그 결과 현재 수원이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용인미르스타디움이 대체지로 낙점받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주관 대회가 열릴 경기장을 '국제공항에서 이동 거리 2시간 이내, 150㎞ 이내'로 규정했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수도권 서부 지역에서 공사 중인 수원월드컵경기장, 사용하지 않는 인천문학경기장, 서울월드컵경기장만큼 잔디 사정이 좋지 않은 인천축구전용경기장과 고양종합운동장 등을 제외하고 남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을 직접 사용한 선수들과 감독들은 일제히 잔디에 대해 호평했다. 25일 열린 수원삼성과 부산아이파크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난 이기제는 "땅 자체는 조금 딱딱하지만, 올 시즌 다니면서 우리 스타디움에 최고로 좋다고 생각한다. 잔디가 상당히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강현묵 역시 잔디가 좋지 않으면 퍼스트 터치를 걱정하느라 경기를 제대로 치를 수 없는데 용인미르스타디움은 상대적으로 그런 걱정이 적다고 이야기하며 K리그2 구단 보유 구장 중에서는 이곳이 가장 좋다고 언급했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변성환 수원 감독은 "많이 사용하지 않아 건물이 깨끗하고 잔디 상태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면서도 "접근성이 아쉽다. A매치는 어마어마할 거다. 경기장이 거의 다 찰 텐데 5, 6시간 전에는 움직여야 되지 않을까 싶다. 들어오는 입구가 거의 정해져 있다. 리그 1만 명만 와도 힘든데 4만 명이 왔을 때는 엄청 힘들 거라 생각한다"는 자세한 평가를 남겼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조성환 부산 감독 역시 "경기장이 좋다. 여기 팀이 하나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여러 시설이 괜찮았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은 올여름 수원이 사용하기 전까지 한동안 축구경기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경기장보다 잔디 사정이 나은 편이다. 테크니컬 에어리어 주변이나 페널티박스 안쪽은 선수들이 많이 밟아 일부 파인 부분이 있기는 했다. 그래도 경기를 뛰는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칠 만큼 공이 튀거나 뛰는 데 제약이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홈 응원석이 원정석보다 규모가 크다는 점도 A매치를 치르기에 좋은 요소다. 홈 응원석 위에는 지붕이 있어 응원이 울려퍼지는 반면 원정석 위는 뚫려 있어 응원의 웅장함이 약해진다는 것도 훌륭하다. 그러나 여러 논란으로 인해 대한축구협회가 축구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에 이것에 장점으로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잔디뿐 아니라 축구와 관련한 경기장 시설 자체가 사용되지 않아왔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라커룸, 회복실 등은 수원이 한 번 정비를 마쳤기 때문에 사용하기 매우 좋은 상태다. 반면 리그 경기에서 개방하지 않는 2층 관람석은 먼지와 새의 분비물 등으로 더럽혀져 있었고, 일부 화장실은 수리가 필요해 폐쇄된 상태였다. 그러나 A매치 기간 투입될 인력을 생각하면 결정적인 문제점은 아니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접근성이다.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들어오는 입구가 매우 좁다. 수원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경찰 지원 등이 있어도 고속도로 출구 근처까지 차가 밀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게다가 용인미르스타디움을 바로 앞에 두고 도로가 좁아지는 구간이 있고, 경기 당일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좌회전 차로를 막을 가능성이 높아 교통체증이 더욱 심각할 전망이다. 게다가 주차 공간도 충분치 않아 4만 명 가까이 방문할 A매치 당일에는 교통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지 않다. 광역버스나 용인 에버라인(경전철)을 통해 용인미르스타디움 근처에 오더라도 경기장 입구까지 오는 데 성인 남성 걸음으로 최소 10분 정도 걸린다. 실제로 A매치가 열릴 경우에는 충분한 예행연습과 관중 동원 등이 필요하다.
그밖에 경기장 내에 있는 용인어린이상상의숲 이용자 통제, 바로 근처에 식사를 할 만한 곳이 부족하다는 점과 주변에 푸드트럭 등 임시시설을 마땅히 놓을 곳이 없다는 점 등은 부차적인 문제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은 잔디가 다른 곳보다 사정이 나아 경기를 치르기에는 좋지만, 팬들이 접근하기에는 도로와 주차장 공간 부족으로 아주 심각한 교통체증과 대중교통 문제가 예상된다. 이것이 단순히 경찰이나 관리인의 통제만으로 해결될 만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대비가 필수적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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