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요금도 줄이고, 가뭄대책도 되는 일석이조 방법

한무영 2025. 9. 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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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강릉시민이 꼭 알아야 할 사실③

[한무영 기자]

이 기사는 강릉시 물 위기 대응을 다룬 연재의 세 번째 글이다. 1편에서는 공급 위주의 대책이 얼마나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지를 살펴봤고(세상에 공짜 물은 없다, https://omn.kr/2f9oe), 2편에서는 빗물 관리가 단순한 물 확보를 넘어 산불 예방·폭염 완화·하천 유지까지 연결되는 기후위기 종합 해법임을 강조했다. (공짜 빗물 13억 톤, 강릉은 왜 2200만 톤만 쓸까, https://omn.kr/2f9ze)

이번 3편은 공급이 아닌 수요관리에 초점을 맞춘다.

강릉은 지금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75리터짜리 통을 사 물을 받아 두고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 주민 문OO씨는 "그 물을 바가지로 변기에 부으며 변기에 들어가는 물이 이렇게 많았는지 처음 깨달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3리터 짜리 변기는 다섯 번만 내리면 75리터가 모두 사라진다.
▲ 제한급수시 변기물공급 하루 75리터 씩 배급받은 용기에서 변기한번 내리는데 13리터가 들어간다.
ⓒ 한무영
수요관리, 그리고 변기

그동안 논의는 대형 공급시설 확충에 쏠려 있었지만, 지금 가장 시급한 해법은 수요관리다.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물을 줄이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빠르고 효과가 확실한 대책은 바로 초절수형 변기로 교체하는 일이다.

환경부는 회당 6리터 절수변기를 의무화했지만, 여전히 많은 가정과 상점에는 13리터짜리 구식 변기가 남아 있다. 일부 가짜 절수변기는 제 기능을 못해 불편만 초래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은 회당 4.8리터 이하 변기만 판매하도록 법으로 강제하고, 변기마다 지워지지 않는 표식을 붙여 가짜 제품을 가려내어 처벌하면서, 동시에 품질을 지키도록 유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변기 교체의 효과는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교체한 다음 달부터 줄어든 상하수도 요금 고지서에서 절감액이 눈에 보인다. 실제로 서울대학교는 2017년 교내 변기 500개를 교체한 뒤, 매년 약 1억 원의 수도요금을 절약하고 있다. 강릉시가 변기 교체 정책을 시행한다면, 시민도 곧바로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만약 과거의 13리터 변기를 4리터짜리 초절수형으로 바꾼다면, 한 가정은 매월 약 2만 1600원, 연간 28만 4천 원을 아낄 수 있다. 물부족을 해결하면서 가계 부담도 줄이는, 불편 없는 절약이다. 강릉시가 나서 저소득층·청년층 전월세 가구·자영업자에게는 무료로, 일반 가정에는 절반 보조 후 절약된 수도요금으로 상환하도록 하면, 시민도 살고 도시도 산다. 교체 과정에서는 지역 일자리도 늘어난다.

사회 전체가 이익을 보는 구조

수요관리는 개별 절약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 전체가 이익을 얻는 구조다.

●가정과 상점: 매년 수도요금을 줄이고, 안정적인 물 사용을 보장받는다. 특히 상점은 영업용 상하수도 요금이 비싸 절감 효과가 크다.
●강릉시: 시민이 물을 덜 쓰면 하수처리 비용이 줄고, 세금 낭비도 막을 수 있다.
●국가: 물을 덜 공급하고 덜 처리할수록 에너지와 탄소 배출이 줄어든다. 강릉의 성공사례는 전국 지자체의 탄소 절감 전략으로 확산될 수 있다.

시민과 청년 세대가 나설 때

강릉 시민의 현재 1인 1일 물 사용량은 314리터, 선진국 평균의 두 배다. 일시적인 절약 캠페인으로 불편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선진국처럼 불편을 전혀 느끼지 않고도 물을 아낄 수 있는 절수 정책을 요구해야 한다. 좋은 사례와 제품은 이미 충분히 나와 있다.

다만 절수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 강릉은 2030년까지 1인 1일 사용량 230리터를 달성하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이 목표의 달성 여부를 가지고 시민들은 다음 선거에서 시장과 정책을 평가해야 한다. 절약은 개인의 불편이 아니라, 도시의 생존 전략이자 민주적 감시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특히 청년 세대는 침묵해서는 안 된다. 지금 어른들이 내리는 결정은 고스란히 청구서가 되어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더 비싼 물값을 내야 하고, 더 큰 기후위기의 비용을 짊어져야 한다. 청년들은 목소리를 내고, 투표권을 행사하여 "후손에게 남길 물 관리 방식은 달라야 한다"는 요구를 분명히 해야 한다.

강릉 시민이 먼저 행동한다면, 강릉은 더 이상 "물 부족 도시"가 아니라, 수요관리 선도도시·탄소 감축 모범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이 기사는 카드뉴스로도 보실수 있습니다: https://link24.kr/9MR6vnm

덧붙이는 글 | 지금 강릉에서 제시하는 해법은 단순한 지역 대책이 아니다. 전국의 도시들이 직면한 물 부족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다. "공급 위주의 고비용 정책"에서 "수요 관리 중심의 저비용 정책"으로 전환한다면, 기후위기 시대에도 안정적인 물 관리를 이뤄낼 수 있다. 강릉의 사례는 전국적 수요관리 전략으로 확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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