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토트넘, 손흥민과 재계약한다…"ATM 간다니까 협상 가속도"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이 좀처럼 답을 내지 않았던 손흥민과의 계약 연장에 드디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 손흥민이 스페인 라리가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니까 부랴부랴 동행 논의를 이어가는 등 캡틴에 대한 예우로 보긴 어렵다.
토트넘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홋스퍼 HQ'가 이런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지난 16일(한국시간) "토트넘 스타 손흥민은 스페인의 거물 구단과 연결되자 연장 계약 소문이 퍼졌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토트넘이 손흥민과 추가 계약을 논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수싸움이 흥미롭다. 손흥민 에이전트가 새 구단을 물색하며 '장군'을 던지자 토트넘이 '멍군'으로 받아쳤다.
손흥민이 스페인 라리가 명문 구단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보도는 지난 12일 전후로 스페인 매체 '토도 피차헤스'에서 나왔다.
피차헤스는 12일 "아틀레티코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 가장 바쁘게 움직인 팀 중 하나"라면서 "훌리안 알바레스를 데려온 구단은 스쿼드 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여러 이름이 떠오르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빼어난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손흥민"이라며 아시아 최고의 스타 이동 가능성을 알렸다.
매체는 특히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그의 기량이 녹슬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매피차헤스는 "손흥민은 32살이 됐으나 최고 수준에서 변함 없이 훌륭한 기량을 펼치고 있다"며 "무엇보다 2025년에 계약기간이 끝난다. 이적시장이 제공할 좋은 기회 중 하나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과 계약 연장을 맺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차헤스는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 알 이티하드 등 중동으로 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전했으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을 배제하지 않았다. 특히 아틀레티코 구단과 손흥민 에이전트 사이 접촉이 이미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피차헤스는 "비록 비공식적이지만 대화도 오갔다"고 주장했다.
손흥민이 입단할 경우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이 자연스럽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갈 것이라 내다봤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903년 창단했으며 스페인 라리가에서 11번 우승한 명문 구단이다. 가장 최근 우승한 시즌은 2020-2021시즌이다. 스페인 FA컵인 코파델레이 트로피도 10번 들어올렸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도 3번 차지했다. 60년 넘게 잉글랜드 1부리그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는 토트넘보다는 우승 경력에서 확실히 앞선다.
다만 최근 들어 레알 마드리드가 킬리안 음바페를 데려오는 등 전력기 워낙 좋아 아틀레티코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수비라인을 다소 내리고 전광석화 같은 속공을 구사해 다른 팀을 눕히는 플레이스타일은 스피드와 드리블이 좋은 손흥민과 잘 어울릴 수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 꾸준히 출전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 포인트다. 이번 시즌 포함 토트넘은 지난 두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 못했다.
손흥민이 아틀레티코 이적설에 휩싸인 이유는 토트넘과 1년 남은 계약 갱신 여부가 공식적으로 나온 게 없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토트넘 입단 뒤 두 차례 재계약을 체결했고 지금 계약서 만료가 오는 2025년이다. 토트넘은 현 계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디 애슬레틱 등 영국 사정에 능통한 언론은 토트넘이 이 옵션을 이미 실행,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기간이 2026년 6월로 늘어날 것이라 보도하고 있지만 토트넘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다.
토트넘 팬들은 지난 시즌 17골 10도움을 기록하며 건재를 알린 손흥민이 아직 2~3년 더 전성기를 누릴 수 있다며 토트넘 구단에 옵션 실행이 아닌 새로운 재계약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현재 180억원 안팎인 손흥민의 연봉도 250억원 이상은 돼야 마땅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손흥민이 실력은 물론 아시아 축구의 아이콘으로 인정받는 등 마케팅 가치도 뛰어나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아직 토트넘은 묵묵부답이고 그런 상황에서 최근 다시 중동 이적설이 흘러나온 상황이다. 이에 더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도 제기됐다.
아틀레티코는 사우디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축구 수준이 높고, 매년 챔피언스리그에 출전은 물론 16강 혹은 8강까지는 무난히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손흥민이 고려할 만한 선택지가 될 순 있다. 맨체스터 시티 스트라이커 훌리안 알바레스를 데려오는 등 지난 여름이적시장에서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와 싸우기 위해 선수 영입에도 꽤 신경 썼다.
한국 시장에도 관심이 많아 지난해엔 한국을 방문, 팀K리그, 맨시티와 연달아 내한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선수들 유니폼에 한글 이름이 새겨져 팀에 한국 선수가 없음에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관건은 토트넘에서 이제 10년째 접어든 손흥민의 충성심이다. 토트넘에 잔류하면 구단 레전드 대우를 받을 수 있지만 아틀레티코로 가면 몇 년 뛰고 은퇴한 뒤 잊혀지는 선수가 된다는 점에서도 현역 생활 이후를 생각하면 토트넘 잔류 추진이 나을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 6월 A매치 뒤 "이 팀(토트넘)에 뭔가 하나를 남기고 싶다"며 토트넘에서 더 롱런하고 싶은 의지를 내비쳤다.
일단 토트넘은 내년 6월까지인 손흥민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다. 그렇게 되면 손흥민의 계약은 2026년 6월까지 미뤄진다. 아틀레티코는 올 겨울 혹은 내년 여름에 손흥민 데려가고 싶어도 이적료를 토트넘에 지불해야하는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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