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실종’ CCTV 영상 삭제돼…경찰, 두달 뒤에야 열람 요청

장구슬 2026. 8. 2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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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지난 5월 실종된 장미란(37)씨. 사진 장씨 가족

제주 장기실종자 장미란(37)씨 사건과 관련해 실종 추정 시점의 인근 폐쇄회로(CC) TV 영상이 6월 중순에 118대 전량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영상 열람 요청은 그로부터 두 달 뒤에야 이뤄졌다.

23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림읍 일원 방범용 CCTV 111대와 제주도 자치경찰단 교통정보센터 교통정보수집용 카메라 7대, 총 118대 모두 5월 12일부터 20일까지 영상이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삭제일자는 6월 11일부터 6월 19일 사이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CCTV 118대 모두 영상 보존기간이 30일이며 해당 기간 영상은 “30일 경과 후 자동 삭제됐다”고 한 의원실에 전했다.

반면 제주서부경찰서가 제주도에 방범용 CCTV 영상 열람을 요청한 공문은 지난 19일 발송됐다. 해당 공문 의뢰사항에는 “2026. 5. 13. 01:00경부터 발견 시까지 제주시 일대 설치된 모든 방범용 CCTV 녹화 영상 열람”이라고 기재됐다.

의뢰 사유는 “우리 서에 접수된 실종 프로파일링 접수번호 O번 관련 수색 자료로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경찰이 CCTV 녹화 영상 열람을 제주도에 의뢰한 시점은 실종 추정일(5월 13일)로부터 98일, 최초 신고일(5월 15일)로부터 96일, 영상이 전량 삭제된 시점(6월 19일)으로부터 61일이 지난 후였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8회 국회(임시회) 외교통일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부실한 초동수사 걸러낼 장치 ‘보완수사권’ 사라져”

한 의원은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씨 소재를 가늠할 단서가 될 수 있는 CCTV가 경찰관의 종결 처리로 사라져버렸다”며 “5월 15일 최초 신고 당시에는 118대 영상이 전부 보존돼 있어 이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상태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사법 제도는 모든 수사관이 유능하고 성실하리라는 전제 위에 설계된 것이 아니다”라며 “그 한계 때문에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둔 것이고 그 핵심 중 하나가 보완수사권이었다”고 했다.

한 의원은 “그러나 민주당은 아무런 대안 없이 그 장치를 걷어냈다”며 “결국 부실한 초동수사를 걸러낼 장치는 사라지고 그 대가는 오롯이 피해자와 가족의 몫이 됐다. 국민이 아니라 자기들 정치를 위해 제도를 뜯어고친 결과다. 민주당이 망쳐 놓은 세상이다”고 비판했다.

앞서 장씨는 지난 5월 12일 늦은 오후부터 13일 새벽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집을 나선 후 실종됐다. 이틀 뒤인 15일 장씨와 함께 지내던 남자친구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당시 야간 근무자로 최초 신고를 받은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은 ‘실종자와 직접 연락이 돼 안전을 확인했다’는 취지로 상사에 보고한 뒤 사건을 종결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관련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A 경장은 지난달 2일에도 60대 남성 실종 사건을 장씨와 유사한 수법으로 허위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실종 51일 만에 제주 모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22일 A 경장을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 및 동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현재 경찰은 장씨의 행방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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