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만의 성과일까… 정부·국민이 뒷받침한 ‘반도체 호황’
삼전·하닉 연간 수조원 세금 혜택
産團 용수·전력 등 부담도 덜어줘
“회사 직원들만의 노력 아냐” 지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한국 반도체 산업이 지금의 초호황기를 맞게 된 배경에는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임직원들의 노력뿐 아니라 세금 감면, 인프라 지원 등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있었다.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을 통한 세제 혜택,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 육성,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 등 각종 지원책과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한 반도체 산업의 슈퍼사이클이 맞아떨어져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는 평가다.
정부는 2023년 국회를 통과한 K칩스법을 통해 기업이 반도체 생산라인을 짓거나 장비를 들여올 때 내야 하는 세금을 감면해주고 있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에 투자하는 경우 투자 금액의 20%(중소기업은 30%), 직전 3년 평균 투자액보다 늘어난 금액에 대해선 10%를 추가 공제해준다. 대기업이 신규 투자를 늘리면 최대 30%까지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는 구조다.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해서도 30~40%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받은 세금 혜택은 연간 수조원대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R&D와 시설투자에 110조원 이상, SK하이닉스는 40조원 이상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투자 규모가 사상 최대인 만큼 세제 혜택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에 필수적인 용수와 전력 확보에 대한 지원도 있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력·용수·도로망 등 반도체 산업 기반을 지원하도록 하고 예비타당성조사와 인허가 절차에 대한 특례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에는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전력·용수 시설 투자금을 각 기업이 내야 했는데, 이제 일부 비용을 국가나 한국전력·한국수자원공사 같은 공공기관이 나눠 내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전, 수자원공사 등은 2024년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프라 구축 관련 전력·용수 공급 비용 분담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정부는 직접적인 예산 투입 외에도 금융 지원을 통한 민간 투자 활성화, 소부장 기업들의 자립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R&D 지원,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 등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역할도 하고 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금의 위상을 갖기까지 한국 공교육이 배출한 인재들이 활약했고, 국민 세금으로 구축한 인프라를 활용했다”며 “회사 직원들만 잘했다고 글로벌 기업이 된 건 아니다”고 말했다.
권지혜 차민주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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