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다이어리]'AI 쏙 빠진' 애플 첫 AI폰…한물 간 애플? 그래도 애플?

뉴욕=권해영 2024. 9.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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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3829억달러, 한화로는 약 4506조원.

하지만 지난 9일(현지시간) 공개된 '아이폰16'만 놓고 보면 애플이 시총 1위 기업 자리를 지키긴 쉽지 않아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AI 서비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16 출시 이후 한 달여가 지나야 쓸 수 있다.

혁신이 보이지 않는 아이폰16 출시 이후 "한물 간 애플", "그래도 애플은 애플"이란 엇갈린 평가 속에 팀 쿡이 이끄는 애플이 어디로 갈 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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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3829억달러, 한화로는 약 4506조원.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애플의 몸값이다. 시총 2위 마이크로소프트(MS, 3조2006억달러)와 3위 엔비디아(2조9215억달러)와 비교해 꽤 격차가 있다. 하지만 지난 9일(현지시간) 공개된 '아이폰16'만 놓고 보면 애플이 시총 1위 기업 자리를 지키긴 쉽지 않아 보인다. 애플은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혁신이 없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지만, 이번 아이폰16에 대한 시장 반응은 유독 차갑다.

애플은 과거 아이폰을 출시할 때마다 혁신 포인트를 강조해 왔다. 새로운 디스플레이 디자인 '다이내믹 아일랜드' 도입, C 타입 충전단자 탑재, 티타늄 소재 적용 등은 시장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아이폰16 시리즈에서는 눈에 띄는 개선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내년 9월에 출시될 '아이폰17' 시리즈를 기다리겠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애플이 야심차게 내놓은 자사 첫 인공지능(AI) 서비스부터 김이 샜다는 평가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AI 서비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16 출시 이후 한 달여가 지나야 쓸 수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위해 아이폰16이 설계됐다는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의 발언이 무색하다. 아이폰16 출시와 AI 서비스 출시 시점을 맞췄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AI 서비스는 10월 중순 이후 미국에서 영어를 시작으로 시범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중국어,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에 기반한 AI 서비스는 내년에나 공개된다. 한국어 AI 서비스 출시 시점은 아예 공개조차 되지 않았다. 가뜩이나 생성형 AI 경쟁에서 MS, 구글 등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져 'AI 지각생'이란 꼬리표가 따라붙는 상황에서 이 같은 늦은 AI 서비스 출시는 무척이나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이 최초로 아이폰 1차 출시국에 포함됐다는 점은 역설적이게도 애플이 직면한 또 다른 위기를 보여준다. 그동안 애플이 꾸준히 공을 들여왔던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하자, 한국을 1차 출시국에 포함시켜 초기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이폰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중국 내 '애국 소비' 열풍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9.7%에서 올해 1분기 15.7%로 하락했다. 스마트폰 판매 순위 역시 같은 기간 1위에서 3위로 주저앉았다. 애플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에 가깝다는 점에서 중국의 애국 소비 열풍은 애플엔 치명타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상반기에만 900억달러에 달하는 애플 주식을 팔아치운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물론 IT 업계에서는 "애플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 지난 2007년 첫 아이폰 출시 후 격언처럼 떠돈다. 월가 일각에선 다음 달 출시될 애플 인텔리전스의 성능에 따라 애플이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갈수록 길어지는 아이폰 교체 주기가 신규 AI 서비스의 경쟁력에 따라 다시 짧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시장의 눈은 스티브 잡스 사후 13년간 애플을 이끌어 온 팀 쿡에게 쏠리고 있다. 그가 애플 CEO에 취임한 2011년 8월 애플 시총은 3410억달러로 지금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혁신이 보이지 않는 아이폰16 출시 이후 "한물 간 애플", "그래도 애플은 애플"이란 엇갈린 평가 속에 팀 쿡이 이끄는 애플이 어디로 갈 지 두고 볼 일이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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