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동물원' 명곡들, 눈물 훔친 관객들
[안지훈 기자]
'혜화동', '거리에서',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등 굵직한 명곡들을 남기며 한국 대중음악 역사에 큰 획을 그은 그룹 '동물원'의 음악 위에서 탄생한 주크박스 뮤지컬 <다시, 동물원>이 10주년을 맞이하여 돌아왔다. 많은 주크박스 뮤지컬이 익히 알려진 원곡을 토대로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해 탄생한 것과 달리 <다시, 동물원>은 동물원의 이야기를 그들의 노래로 전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뮤지컬에 등장하는 캐릭터도 김창기, 유준열, 박기영, 박경찬 등 실제 동물원 멤버들이다. 여기에 '그 친구'라고 설명되는 한 명이 추가로 등장하는데, 공연이 끝날 때까지 이름이 거론되진 않지만 관객들은 충분히 그 친구의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다. 그 친구는 동물원과 함께 음악을 만들다가 단독으로 활동하기 시작하고, 광장을 오가며 '사랑했지만', '서른 즈음에' 등 명곡을 남긴다.
'그 친구' 역에는 오승윤·한승윤·박종민, 작곡과 작사를 도맡은 '김창기' 역에는 류제윤·정욱진·오경주, '유준열' 역에는 김이담·장민수·정이운, '박기영' 역에는 박상준·석현준, '박경찬' 역에는 문남권·홍은기가 분한다. 여기에 김성현과 조훈이 경비 아저씨 '용삼'과 라디오를 진행하는 '이문세' 등 다양한 배역을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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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다시, 동물원> 공연 사진 |
| ⓒ 하트앤마인드(주) |
김창기는 함께 음악 그룹 '동물원'을 결성하고 음악을 만들던 '그 친구'의 기일을 맞이하여 추억이 깃든 연습실을 찾는다. 그 친구의 흔적이 담긴 물건들도 상자 채로 들고 와 지난날을 회상한다. 잠시 후 시점은 1987년, 김창기와 친구들이 데모 테이프를 녹음하던 시절로 돌아간다.
순수함과 열정을 가득 담아 음악을 즐기고, 동물원을 결성하고, 각자의 삶을 살면서도 언제나 음악으로 뭉치던 이들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전개된다. 그리고 이들이 만든 음악들이 이들의 이야기를 탄탄하게 뒷받침한다. <다시, 동물원>을 보고 있으면 좋은 음악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다시, 동물원>뿐만 아니라 국내 대중음악들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 여럿 있다. 김광석의 노래들을 바탕으로 청와대 경호원의 이야기를 그려낸 뮤지컬 <그날들>, 이문세의 향기가 짙게 베어있는 이영훈 작곡가의 음악들로 만든 <광화문연가>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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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다시, 동물원> 공연 사진 |
| ⓒ 하트앤마인드(주) |
동물원, 그리고 김광석의 노래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하다. 아무리 익숙해도 노랫말이 주는 여운은 깊고 짙다. 이야기 속에서 배우들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노랫말을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다시, 동물원>은 매력적인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 그치지 않고 노랫말에 조금 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특별함을 더한다.
노래에는 대상이 있기 마련이다. '사랑했지만'의 대상은 사랑했던 연인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때 뜨겁게 사랑했지만 지금은 "그저 이렇게 멀리서 바라볼 뿐 다가설 수 없"는 존재가 대상이다. '그녀가 처음 울던 날'에서도 사랑스러운 그녀가 대상이다. <다시, 동물원>은 일반적인 시각에 더해 조금은 특별한 시각으로 노래의 대상을 해석한다.
'그녀가 처음 울던 날'의 대상은 사랑스러운 그녀임과 동시에 어머니다. 대상에 따라 이야기와 감정이 완전히 달라지고, 각 장면의 분위기도 이에 맞춰 변한다. '사랑했지만'에서 한때 사랑했으나 이제 떠나 보내야 하는 대상은 지난날의 아름답던 청춘, 찬란했던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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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다시, 동물원> 공연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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