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요원도 다이빙하다 죽었다…SNS에 목숨 건 '젊은 친구들'
최충일 2024. 8. 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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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올라오는데도 ‘나몰라 다이빙’

“자 찍는다~이제 뛰어” “그래~뛴다” ‘풍덩’ 지난 19일 오후 3시쯤 제주시 이호동 동포구. 이날 제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포구에는 20대로 추정되는 청년 5명이 다이빙과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한사람이 뛰면 뒤따라 나머지 사람이 연이어 바다로 몸을 던졌다. 방파제에 남은 한 사람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다이빙 장면을 촬영했다. 포구 세 군데에 다이빙 금지 플래카드와 수영 제한 표지판 등이 설치돼 있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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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안전요원도 다이빙하다 숨져

제주 바다에 뛰어드는 모습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남기는 게 유행처럼 확산하면서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도와 해경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지난 22일까지 해수욕장과 포구·해변 등에서 다이빙 중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지난 22일 서귀포시 표선해수욕장에서 30대 제주 주민이 수심 2.5m의 얕은 바다에서 다이빙하다 목이 꺾이는 상처를 입었다. 17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세기알해변에선 30대 관광객이 다이빙 등 물놀이를 하다 숨졌고, 지난달 31일에는 제주시 한림읍 월령포구 내에서도 50대 관광객이 다이빙하다가 머리를 바닥에 부딪혀 크게 다쳤다. 지난달 15일에는 제주시 함덕해수욕장에서 20대 수상안전요원이 일과 후 다이빙을 하다 머리를 다쳐 병원 치료 도중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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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동영상, 사진 올려 홍보

이들은 이런 영상이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뒤 ‘#제주다이빙’ ‘#제주도다이빙’ ‘#야간다이빙’ 같은 해시태그를 붙여 홍보하고 있다. 23일 기준 인스타그램에는 ‘#제주다이빙’이 3만7000여건, ‘#제주도다이빙’은 3만여건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이런 해시태그 게시물 중 일부가 ‘스쿠버다이빙(산소통 잠수)’ 관련 주제임을 고려하더라도 다이빙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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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없이 술 먹고 뛰고, 고성방가 후 뛰고

다이빙하는 모습은 야간에도 자주 목격된다. 음주를 한 후 다이빙을 하는 사람도 꽤 있다. 포구 인근 주민 고모(60·이호동)씨는 “내가 어릴 적에도 마을 포구에서 물놀이를 자주 했지만, 요즘 젊은 친구들이 다이빙하는 것을 보면 너무 위험해 보여 깜짝 놀란다”며 “심지어 야밤에 술을 먹고 다이빙을 하는 이들까지 있어, 안전을 위해서라도 단속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실제 지난 6월 17일 오후 11시40분쯤 이 포구에선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텐트 등을 치고 술을 먹은 20대 서너명이 고성방가를 한 다음 바다로 잇따라 뛰어들었다. 이를 본 주민들은 경찰에 신고했다.
올 제주 바다에선 다이빙 외의 물놀이 사고도 이어졌다. 제주 소방에 따르면 태풍주의보가 발효됐을 때 스노클링을 하던 20대도 부상한 채 구조됐다. 지난 20일 오후 3시 27분쯤 제주시 한림읍 월령포구에서 스노클링 하던 20대가 표류하다 구조됐다. 제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하며 이날 오전 11시부터 대피 명령이 내려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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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포구 등 위험지역 다이빙 금지 추진”

하지만 위험천만한 다이빙에 대한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와 해경은 항·포구에서 다이빙 금지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계도활동을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어촌·어항법 제45조(금지행위)’에 수영과 다이빙에 관한 명확한 금지 규정이 없어서다.
제주도 관계자는 “주요 포구 등 연안해역 19곳에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자율방재단과 공무원들이 수시로 순찰에 나서고 있다”며 “내달 중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포구 등 위험지역에서 다이빙 등 행위를 못 하도록 하는 방안 논의할 방침”이라고 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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