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경계, 꿈 [신간]

문화인류학자인 저자 권준희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조선족을 향한 한국의 무심한 시선에 반기를 든다. 편견과 시선을 배제한 채 조선족이란 민족 집단을 세밀하게 파고든다. 책은 권 교수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12년간 연변을 오가며 진행한 인류학적 연구의 결과물이다.
책은 총 3부 6장으로 구성됐다. 1부 ‘코리안 드림의 부상’은 조선족이 한국과 조우하는 역사적 과정을 살핀다. 오랫동안 단절됐던 ‘고국’과 조선족이 갖는 만남의 의미를 고찰하면서, 이들이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독특한 이주노동자 집단으로 형성된 문화적·정치적·법적 과정을 서술한다.
2부 ‘불안정한 꿈들’에서는 본격적인 한국 생활을 시작하며 변화를 겪는 조선족의 모습을 그린다. 조선족 여성 노동자 세 명의 이야기가 핵심 내용이다. 돈을 ‘벌기’ 위한 장소인 한국과 돈을 ‘쓰기’ 위한 장소인 연변에 초점을 맞춰 논지를 전개한다.
3부 ‘새로운 꿈’은 중국 경제 부상에 따른 조선족의 변화를 그려낸다. 코리안 드림 대신 ‘차이나 드림’을 꿈꾸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설명한다. 오랫동안 한국에서 일하기를 꿈꾸던 조선족은 중국 경제가 부상하며 더 이상 코리안 드림을 꿈꾸지 않게 됐다. 젊은 조선족들은 서울보다 선전, 상하이 같은 중국 산업 도시로 진출을 갈망한다. 한국에서 일하는 새로운 세대의 조선족 젊은이들은 기존의 육체노동 중심을 넘어 전문직 및 다양한 삶의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
저자는 조선족을 살펴봄과 동시에 그들의 생활 무대인 ‘연변’도 자세히 분석한다. 연변은 조선족의 우선권과 한국어 사용이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지역이다. 그러나 조선족이 ‘중국의 소수민족이자 한국의 재외동포’라는 경계적 위치에 있듯, 연변 역시 한국과 중국 두 국가의 도시가 섞인 모습이다. 저자는 ‘인류학’이란 렌즈로 한국과 중국 경계에 선 조선족과, 그들의 도시 연변을 조망한다.
[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5호 (2025.09.03~09.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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