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전대 열차’ 4명만 태우고 출발… 국민의힘 당권 어디로
‘이상민 탄핵’ ‘천하람 선전’ 본경선 변수… 유불리 따져보니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이끌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컷오프)을 마무리하고 본경선에 들어간다. 컷오프 직전에 떠오른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 ‘천하람 후보 두각’이라는 변수가 예비경선 결과는 물론 본경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3월8일 전당대회 본경선 진출자를 가리는 예비경선 여론조사를 지난 8일과 9일 이틀간 실시했다. 책임당원(일정기간 당비를 납부한 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한다.
예비경선 단계에서 당대표 후보에는 김기현, 안철수, 윤상현, 조경태, 천하람, 황교안(이하 가나다순) 6명이 올라있다. 최고위원 후보는 김병민, 김용태, 김재원, 문병호, 민영삼, 박성중, 이만희, 이용, 정미경, 조수진, 천강정, 태영호, 허은아 등 13명이다.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11명이다.
국민의힘은 10일 여론조사를 근거로 이들 중 본경선에 진출할 당 대표 후보 4명을 추린다. 최고위원 후보는 8명,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4명을 뽑는다.
이상민 행안장관 탄핵소추, 金에겐 호재
내년 4월10일 총선(국회의원선거)을 이끌 차기 지도부 선출에 있어 단연 관심사는 당대표다.
지난 9일까지 나온 여러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후보가 당대표 본경선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쿠키뉴스는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6일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물었다. 리얼미터는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6~7일 비슷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두 여론조사 결과 공통으로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후보가 4위 안에 들었다. 3·8 전당대회는 ‘당원 100% 투표’로 진행한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본경선 초반에는 김기현-안철수 양강구도가 예상된다. 이 가운데 컷오프 결과 발표를 앞두고 몇 가지 변수가 떠올랐다.
우선 국회가 지난 8일 국무위원(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제헌국회 이후 첫 사례다. 거대야당이 주도한 헌정사 첫 국무위원 탄핵소추로 인해 당심(黨心)이 김기현 후보에게 결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국민의힘 당원은 이상민 장관 탄핵안 통과를 윤석열 대통령의 위기로 본다.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많다”면서 “(이상민 장관 사퇴를 요청한 바 있는 안 후보보다는) 김 후보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여야 간 강대강 대치가 예상되는 만큼, 윤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보조를 맞추겠다고 이야기해온 김 후보가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준석계’ 천하람 선전, 金·安 모두에게 ‘양날의 검’
천하람 후보의 선전도 당권 향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천 후보는 전대 레이스에 막판 합류했다. 하지만 청년당원, 비윤(비윤석열)·반윤(박윤석열) 당원들을 중심으로 세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현상이 본경선까지 이어지면 셈법이 복잡해진다.
천 후보가 선전할수록 안철수 후보보다는 김기현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비윤·반윤 구심점이 안철수와 천하람 두 쪽으로 쪼개지면 김 후보에겐 득이 된다.
하지만 천 후보의 선전이 김 후보에게 반드시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차 교수는 “본경선에서 후보자 토론을 네 차례 한다. 토론에서 안철수는 김기현을 노골적으로 공격할 수 없다. 하지만 천하람은 수위조절 없이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방어하는 과정에서 김 후보가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 입장에서는 천 후보가 선전하면 얻을 게 없다는 분석이다. 박 교수는 “천하람은 젊다. 수도권에서 많은 지지를 받는다. 신선하다. 그리고 국민의힘 미래로 꼽힌다”면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천 후보의 부상은 안철수에게 또 위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충돌한 안 후보에게 천하람의 상승세는 결정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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