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 '사커'에 졸전… 잉글랜드, 6골 파괴력 어디갔나

[풋볼리스트=알호르(카타르)] 허인회 기자= 1차전 때 선보였던 잉글랜드의 파괴력은 찾기 어려웠다.

25일 오후 10시(현지시간) 카타르 알호르에 위치한 알바이트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을 가진 잉글랜드와 미국이 0-0 무승부를 거뒀다.

잉글랜드는 지난 1차전 당시 이란을 상대로 엄청난 득점력을 선보인 바 있다. 전반 35분 주드 벨링엄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 43분 부카요 사카, 전반 추가시간에는 라힘 스털링이 골맛을 봤다. 후반 들어 첫 골도 잉글랜드 몫이었다. 사카가 멀티골을 터뜨리며 승부는 일찌감치 기울었다. 메흐디 타레미에게 추격골을 허용한 뒤 마커스 래시퍼드, 잭 그릴리시까지 추가로 득점하며 총 6골을 기록했다.

2차전 미국전도 승리하면 일찌감치 16강에 진출하는 것이 유력했기 때문에 잉글랜드 팬들로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전력만 보면 잉글랜드가 앞서기도 했다. 해리 케인을 필두로 사카, 스털링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초호화 공격진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미드필더에도 메이슨 마운트, 벨링엄, 데클란 라이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포진했다.

하지막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미국을 상대로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반전 내내 밀리는 경기력을 펼치더니 32분에는 크리스천 풀리식에게 골대까지 허용했다. 페널티박스 왼쪽 모서리에서 깜짝 슈팅한 게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위기를 겨우 모면했다.

후반 막판에야 잉글랜드의 공격력이 조금씩 살아났다. 후반 43분 래시퍼드가 페널티박스 왼쪽 모서리에서 감아찬 게 맷 터너 골키퍼 정면으로 갔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케인이 시도한 회심의 헤딩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이날 전체 슈팅횟수는 미국이 10회로 잉글랜드(8회)보다 더 많았다.

두 국가는 축구를 두고 라이벌 관계가 형성돼 있다. 영국에서 독립해 나간 미국은 축구를 '사커'라고 표현한다. 반면 잉글랜드의 축구는 '풋볼'이다. 미국에서 풋볼은 미식축구를 의미한다. 또한 미국에서 축구는 비인기 종목이라 잉글랜드 사람들은 미국을 '축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라'라고 인식하고 있다. '사커'는 영국인들이 무시하거나, 심하면 경멸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사커'를 쓰는 미국에 고전했다. 이란을 상대로 펼쳤던 득점력도 없었고, 골대 덕분에 실점을 모면했다. 게다가 16강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지을 수 있는 기회도 놓치게 됐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