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성큼…성능·안전 잡은 핵심 전해질 나왔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의 최대 난제로 꼽히던 "빠른 이온 이동성과 공기 안정성의 동시 확보"에 국내 연구진이 해법을 제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의 성능과 안전성을 함께 끌어올린 핵심 소재를 개발, 화재 위험은 낮추고 충전 속도와 수명을 동시에 높이는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김태효 저탄소에너지그룹 수석연구원 연구팀이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인 육리튬 인 오황화 아이오다이드(Li6PS5I) 에 염소(Cl), 안티몬(Sb), 산소(O) 세 원소를 함께 도입해 성능과 수분 안정성을 동시에 개선했다고 15일 밝혔다.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은 전고체 배터리에서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는 통로 역할을 하는 핵심 소재다. 이온전도도가 높아 유력 후보로 꼽히지만, 습기에 약해 공기 중 수분과 반응하면 유독성 황화수소(H₂S)를 발생시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세 원소의 역할을 분리해 이 문제를 풀었다. 염소는 소재 내부 원자 배열을 흐트러뜨려 리튬이온 이동 통로를 넓혔고, 안티몬과 산소는 더 강한 화학 결합 구조를 만들어 수분 노출 시 소재 분해와 황화수소 발생을 줄였다.
충전 속도·안전성 동시 개선…실증 셀 100회 안정 구동
그 결과 개발 소재의 이온전도도는 1.158mS/cm로 기존 대비 약 77배 향상됐다. 상대습도 30% 환경에서 황화수소 발생량은 40% 감소했고, 습도 50%에 24시간 노출해도 기존 소재가 진흙처럼 무너진 반면 새 소재는 고체 상태를 유지했다.

리튬 금속과의 계면 안정성도 개선됐다. 배터리 내부 합선 직전까지 버티는 한계 전류 값은 기존보다 86% 높아졌고, 리튬 금속과 접촉한 대칭 셀은 1000시간 이상 안정 구동을 보였다.
특히 연구팀은 소재 수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압력 셀을 조립해 전지 성능까지 검증했다. 개발 전해질을 적용한 전고체 전지는 초기 방전용량 158.4mAh/g를 기록해 기존 대비 약 18% 향상됐으며, 100회 충·방전 반복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에서 성능과 안정성을 함께 높일 수 있는 소재 설계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기술 이전을 추진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국제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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