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리뷰] 웅장한 종말론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

[리뷰타임스=윤지상(수시로) 기자] 클래식 리뷰 여덟 번째 곡은 거장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교향곡 7번 중 2악장 알레그레토(Allegretto)이다. 이 곡과의 인연은 노잉이라는 영화였다. 그 영화의 피날레는 태양에서 내려쬐는 열 폭탄으로 지구가 타들어 가는 장면인데 그 순간 체념한 주인공 가족이 함께 껴안고 종말을 받아들일 때 흘러나오는 곡이다. 

지구 종말을 배경으로 한 노잉의 포스터

베토벤 교향곡 7번은 BBC 뮤직 매거진이 선정한 인류의 20대 교향곡에 선정된 곡이다. 초연은 베토벤이 직접 1813년 12월 8일 오스트리아 제국 빈에서 했다. 당시 무척 신경이 날까로왔다고 하는데 아마도 잘 들리지 않는 귀 때문에 베토벤의 심기가 힘들었을 것인데 거기에 더해서 실제로 베토벤은 자신의 7번 교향곡을 그다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8번보다 더 인기를 얻자 8번이 더 훌륭한 곡이라며 7번에 대해 노골적으로 짜증을 냈다고 한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

7번 교향곡은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체적으로 춤곡처럼 경쾌한 리듬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2악장은 곡의 전체 느낌과는 달리 음울하고 세기말적이다. 2악장에서는 비올라와 첼로, 콘트라베이스가 리듬을 반복하면서 분위기를 잡는다.

2악장을 듣고 있으면 죽음에서도 초연해지는 어떤 강렬함이 다가온다. 그런 감정선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2악장은 주로 영화에서도 단골로 사용되었다. 킹스 스피치, 엑스맨 : 아포칼립스, 더킹과 앞에서 이야기한 노잉이 있다. 물론, 교향곡 7번으로 확대하면 훨씬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했다.

다른 악장은 패스하더라도 반드시 2악장만큼은 지구에 태어났다면 한 번은 꼭 들어보시길 권한다. 어디선가 들었다는 익숙함이 있겠지만, 지구의 종말 그리고 내 삶의 마지막 이런 시니컬한 느낌을 가지고 듣는다면 훨씬 감정선이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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