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금융' 띄우더니 1200억 사기 피해.. 대형사고 속출

김경택 2022. 9. 2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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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금융서비스 제도는 1200억원대 투자 피해를 일으키거나 스타트업 기술을 빼앗았다는 의혹에 휘말리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서비스 공식 출범 한 달 전인 2019년 3월 팝펀딩을 '동산금융 혁신사례'라고 띄우며 2년간 사업을 허용했다.

비씨카드의 'QR기반 신용카드 간편결제' 서비스는 사업자 등록을 안 한 영세 사업자에게 QR코드를 통해 신용카드 결제를 가능하도록 하는 것으로 2019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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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금융서비스 제도는 1200억원대 투자 피해를 일으키거나 스타트업 기술을 빼앗았다는 의혹에 휘말리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 당국이 ‘혁신금융’이라는 말로 포장된 무리한 사업 추진에 대한 리스크와 타당성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는 도입 초반부터 문제였다.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서비스 공식 출범 한 달 전인 2019년 3월 팝펀딩을 ‘동산금융 혁신사례’라고 띄우며 2년간 사업을 허용했다. 팝펀딩은 홈쇼핑 등의 재고 자산을 담보로 잡고 투자금을 모아 돈을 빌려주는 개인 간(P2P) 대출업체였다. 당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경기도 파주 팝펀딩 물류창고를 찾아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당국이 밀어주는 사업’을 믿고 투자자들이 몰렸지만 팝펀딩은 2020년 6월 폐업했다. 서류를 위조한 혐의 등으로 이 회사 대표가 구속됐고 투자 피해액은 1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 당국이 대규모 사기 피해 가능성이 있는 사업을 거르지 못해 벌어진 참사였다.

대형 카드업체와 스타트업 간 기술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비씨카드의 ‘QR기반 신용카드 간편결제’ 서비스는 사업자 등록을 안 한 영세 사업자에게 QR코드를 통해 신용카드 결제를 가능하도록 하는 것으로 2019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이후 스타트업 업체 팍스모네는 기술을 빼앗겼다고 주장한 반면 비씨카드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문제는 혁신금융서비스 심사 과정에서 타사 기술을 베낀 것인지, 기술융합 상품인지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21일 “혁신금융서비스 심사 과정은 기술 도용 케이스를 걸러낼 만큼 전문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업성 검토 부실로 좌초된 사례도 적지 않다. 우리은행의 ‘드라이브스루 환전 서비스’는 환전 실적을 한 건도 올리지 못해 중단됐다. KB국민카드가 2021년 4월 말 내놓은 ‘중고차 개인 직거래 카드 안전결제 서비스’는 그다음 해 중단됐다. 개인 간 중고차 거래 때 현금 없이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한 이 서비스는 2020년 2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후 저조한 실적을 이유로 사업 연장 승인을 받지 못했다.


신한카드의 ‘부동산 월세 카드납부 서비스’는 임대인들이 카드 결제를 꺼려 한다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지난 2월 기준 894건 발급에 그쳤다. 삼성카드의 ‘미성년 자녀를 위한 가족카드 서비스’ 역시 사용처·한도 제한 탓에 호응을 받지 못했다.

혁신금융서비스가 금융 사고를 일으키거나 시장 안착에 실패한 사례들이 늘면서 혁신성 있는 상품 발굴은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핀테크 업체의 지정 건수가 감소세인 점도 이런 문제를 방증한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전문가들이 혁신금융서비스 신청 단계부터 중소 핀테크 업체 컨설팅을 해주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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