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혜" 반도체 자존심 회복한 삼성…올해 '영업익 100조' 전망도

박준이 2026. 1. 2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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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D램부터 HBM 동반 가격 상승
기술력 향상되며 반도체 위기론 탈출
메모리 수요 계속되며 실적 상승 전망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게 된 건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영향이 크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경쟁으로 메모리 반도체 제품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었고,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적 견인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건 범용 D램의 가격 상승이다. AI 가속기 확산으로 D램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AI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기업용 SSD(eSSD) 주문도 동반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말 9.3달러를 기록했다. 2024년 말(1.35달러)와 비교하면 1년 새 7배 가까이 올랐다. 글로벌 메모리 업체 중에서도 범용 D램 생산능력(캐파)이 가장 큰 삼성전자는 가격 상승 효과를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삼성전자. 연합뉴스

고대역폭메모리(HBM)도 가격 상승 대열에 합류하면서 실적 호조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 최대 수준의 메모리 생산능력를 가진 삼성전자가 그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HBM3E 계약 단가를 기존 대비 약 20% 인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HBM3E 12단 제품의 경우 가격이 300~500달러 선까지 오르면서, 500달러 중반대에서 형성된 HBM4와의 가격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이는 최근 중국 수출이 허가된 엔비디아의 H200을 비롯해 구글의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트레이니엄3 등 HBM을 채택한 AI 가속기 제품군이 대폭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한때 제기됐던 반도체 기술 위기론에서 점차 벗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후발 주자로 평가받던 HBM 시장에서도 출하량과 매출이 동시에 증가하며, 기술 완성도와 양산 역량을 동시에 입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비해 HBM 시장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스템 재설계를 거쳐 제품의 성능과 수율을 개선해왔다. 지난해 하반기엔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에 성공하면서 실적도 본궤도에 올랐다. 그럼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임원들에게 "자만할 때가 아니다. 지금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반도체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 속에도 근본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실적 개선 흐름이 한층 더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HBM을 포함한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당분간 견조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HBM4 시장의 본격 개화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더해지며 매출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7~18% 수준이던 삼성전자의 글로벌 HBM 시장점유율이 올해 3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중장기 실적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26년 매출액은 438조원, 영업이익은 113조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2%, 169% 증가할 전망"이라며 "메모리 부문의 가격 강세가 전사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삼성전자가 2026년 매출 446조2000억원, 영업이익 135조3000억원까지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은 "HBM4는 HBM3E 대비 최고 58% 비싼 가격에 판매될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구글의 ASIC(주문형반도체) 등 확장되는 AI 생태계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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