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처럼 부르고 버스처럼 타는... 사당4동에 '호출버스' 떴다

박정길 2026. 3. 2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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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교통 사각지대에 AI 기반 수요응답형 버스 시범 운행, 4월까지 무료 시범운행

[박정길 기자]

 수요응답형 교통수단(DRT) 동작CALL버스
ⓒ 동작구
서울시 동작구 사당4동에 '호출버스'가 등장했다. 가파른 언덕과 좁은 골목 때문에 오랫동안 대중교통에서 소외돼 온 지역에 새로운 교통 실험이 시작된 것이다.

동작구(구청장 박일하)는 지난 17일부터 주민 맞춤형 호출버스 '동작CALL버스'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이용자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하면,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최적 경로를 계산해 승객을 태우는 수요응답형 교통수단(DRT)이다.

그동안 사당4동은 마을버스 노선조차 들어가기 어려운 지역으로 꼽혀왔다. 가파른 오르막과 협소한 도로 구조 탓에 주민들은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역까지 수십 분을 걸어야 했고, 교통 불편은 오랜 민원으로 이어졌다.

동작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 장벽을 넘는 데 주력했다. DRT 플랫폼 업체 씨엘모빌리티, 운수사업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토교통부 '2025 스마트도시 규제 샌드박스' 공모에 참여했고, 규제 특례 승인을 받아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동시에 약 5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예산 부담도 줄였다.

동작구 교통행정과 김한수 과장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등 기존 제도에서는 이런 형태의 운행이 쉽지 않았지만,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동작CALL버스'는 버스와 택시의 중간 형태에 가깝다. 정해진 노선을 반복 운행하는 기존 버스와 달리, 이용자가 앱으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해 호출하면 AI가 여러 승객의 요청을 종합해 최적 경로를 실시간으로 설계한다. 이동 경로가 겹치는 승객은 함께 태워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김 과장은 "한 명이 호출하면 목적지까지 최대한 직선에 가깝게 이동하고, 중간에 다른 호출이 생기면 그 승객을 태워 함께 이동하는 구조"라며 "택시와 버스의 장점을 결합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당4동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매우 낮은 지역이다. 일부 지역은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역까지 20~30분 이상을 걸어야 하며, 오르막길이 많아 고령층에게는 이동 자체가 큰 부담이었다.
 동작CALL버스 노선도
ⓒ 동작구
이에 구는 기존 정류장 7곳과 함께 한옥카페, 남성중학교, 복지관 등 생활 거점을 중심으로 가상 정류장 13곳을 지정해 총 20개 지점을 연결했다. 주민은 해당 지점에서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된다.

운행 차량은 11인승 2대(주말·공휴일 1대)이며, 오전 6시부터 오 10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호출은 밤 9시 30분까지 가능하다.

시범운행은 오는 4월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이후에는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기존 마을버스와 동일한 환승할인 체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정식 운영 시 요금은 성인 12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400원 수준으로 책정된다.

동작구는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주민을 위해 사전 교육도 병행했다. 동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설명회와 앱 설치 지원, 실제 호출 체험까지 진행하며 이용 진입 장벽을 낮췄다.

김 과장은 "유튜브를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며 "주민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범운행 초기 주민 반응에 대해 그는 "오랜 기간 교통이 부족했던 지역인 만큼 반응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며 "숙원 사업이었던 만큼 기대도 크다"고 전했다.

동작구는 향후 이용 데이터와 주민 반응을 분석해 정식 운영 여부를 결정하고, 필요할 경우 차량 증차와 운행 구간 확대도 검토할 계획이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사당4동 주민들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규제의 벽을 넘은 값진 성과"라며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동하며 일상의 변화를 체감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호출버스'가 실제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 향후 운영 성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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