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전자’ 문턱 갔었는데 ‘6만전자’ 된 삼성전자…실적 우려에 주가 하락

안효성, 김연주, 황수연 2024. 9. 1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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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 전자’의 문턱에서 주저앉은 삼성전자의 주가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주가가 13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던 증권사도 목표가를 속속 하향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에 개인용컴퓨터(PC)와 스마트폰 수요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영향이다.

9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03% 내린 6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5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31일(6만6900원) 이후 최저가다. 또 다른 반도체 대장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보다 0.38% 오른 15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팔자’행렬에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지난달부터 이달 9일까지 삼성전자 4조57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도 2조70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지난 7월만 해도 반도체 업황 기대와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기조 등이 맞물리며 삼성전자를 2조7690억원 어치 순매수했는데 한 달 사이 분위기가 바뀌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현재 삼성전자는 외국인과 기관 모두에게 인기없는 주식”이라며 “외국계 증권사에서 반도체 업종의 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낮춘데다 엔비디아 등 대형 반도체주 급등 피로감 때문에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반도체 산업 전반을 팔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10만 전자’를 기대하게 했던 D램 업황은 상승세가 꺾였고 다운사이클(업황 하락) 우려까지 제기됐다.


삼성전자 목표 주가, 반도체 고점론에 줄하향…“큰폭 하락 없을 것” 반론도


이날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 거래가격은 지난달 2.05달러로 전달보다 2.38% 내렸다. D램 고정 거래가격은 삼성전자 등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가 애플·구글 등 글로벌 기업과 계약할 때의 공급가를 말한다.

경기 침체로 한동안 내림세에 있던 D램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후 두 달간 보합세였다가 지난 4월 16.67% 급등해 2022년 12월 이후 처음 2달러대를 회복했고 7월까지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그러나 8월 들어 약 1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업계에선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AI 서버 시장의 수요가 견고한 것과 달리, 모바일이나 PC 등에 쓰이는 D램 수요가 부진한 점을 원인으로 본다. PC 업계 관계자는 “올해 AI PC가 출시되면 D램 수요가 전년보다 30% 정도 오를 것으로 봤는데, 10% 정도에 그쳤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반도체 경기가 다시 침체하는 것 아니냐고도 우려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0일 ‘고점을 준비하다’(Preparing for a Peak)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반도체는 경기 순환적 특성이 강한데 이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반도체 업황 주기가 고점에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반도체 업계에선 일부 범용 제품에 국한한 단기 정체일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생산 능력을 최대치로 늘리면서 과잉 재고 부담을 떠안았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일정 기간 큰 폭의 하락이나 큰 폭의 상승 없이 재고 소진 상황에 따라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려잡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올렸던 KB증권은 한 달만에 목표주가를 9만5000원으로 내렸다. 현대차증권과 DB금융투자도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각각 10만4000원과 10만원으로 하향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3분기 현재 스마트폰, PC 판매 부진으로 메모리 모듈 업체의 재고가 증가해 하반기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 상승분이 당초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효성·김연주·황수연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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