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구강 모두 구하는 친환경 구강관리 제품 추천

안녕, 지구살이하는 객원 에디터 박주연이다. 내가 텀블러 좀 쓰고 플라스틱 좀 덜 쓴다고 환경에 얼마나 득이 되나 싶을 때가 있다. 기업이 나서서 거대한 일을 해줘야지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처럼 환경을 지키는 것 역시 작더라도 자주,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더 단단해질 것이라 믿는다.

하루에 세 번, 잦은 빈도로 지구를 구할 방법을 소개하려 한다. 많으면 다섯 번 어쩌면 그 이상도. 바로 플라스틱 프리 구강관리다. 매일 사용하는 구강관리 아이템을 바꾸는 것만으로 지구를 지킬 수 있다니, 완전 럭키지구다.

<칫솔 편>

한두 달 간격으로 교체하는 칫솔. 1년이면 12개, 100년이면 1,200개다. 그런데 칫솔 하나가 완전히 썩는 데는 100년 이상 걸린다고 하니, 1200개의 칫솔이 나보다 오래 지구에 사는 셈. 자주 교체하는 칫솔이 망령처럼 지구를 떠돌지 않게 할, 친환경 소재로 칫솔을 만드는 두 브랜드 제품을 소개한다.

닥터노아 마루 대나무 칫솔_ 닥터노아의 칫솔은 친환경 원료로 각광 받는 대나무로 만든다. 대나무는 이름처럼 나무가 아니라, 실은 여러해살이풀에 해당한다. 하루에 최대 60cm씩 자라고 어떤 환경에서도 쑥쑥 큰다. 우후죽순이라는 말이 대나무의 생존력에서 비롯되었다 하니, 요즘 같은 때에 정말 고마운 자원이다. 닥터노아 칫솔은 치아 구조나 치아 교정 상태 등에 따른 칫솔모를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100% 재생지로 포장하고 수익금의 1%는 ‘1% for the planet’에 기부하는 착한 브랜드다. 가격은 6개입에 2만 400원.

직접 써본 후기_ 가장 만족했던 부분은 곰팡이가 잘 슬지 않는 소재라는 점이다. 대다수 브랜드의 대나무 칫솔은 곰팡이가 잘 슬며 당장이라도 자연의 일부가 되겠다는 듯이 굴곤 하는데, 닥터노아 대나무 칫솔 경우 자연 오일로 이중 코팅해 곰팡이가 잘 슬지 않아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조르단 그린클린 소프트_ 조르단 칫솔은 칫솔모부터 칫솔대, 포장재까지 모두 친환경을 지향한다. 칫솔모는 식물성 원료에서 추출한 나일론이며 칫솔대는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사실 조르단은 기능과 브랜드 가치만큼이나 디자인이 예쁜 칫솔로도 유명하다. 특유의 파스텔 색감이 조르단의 시그니처인데 레드닷디자인어워드에서 수상한 칫솔이기도 할 만큼 쓸 때마다 기분 좋은 어여쁨이다. 역시 북유럽 브랜드인가 싶다. 가격은 4300원.

직접 써본 후기_ 예쁜데 기능적이기까지 하다. 칫솔모가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해서 개운하게 양치할 수 있다. 그리고 칫솔대부터 헤드까지의 곡선이 인체공학적이라 양치질하기에 딱 좋은 각도로, 이가 구석구석 잘 닦인다.

참고로 닥터노아와 조르단은 ‘플라스틱 프리 양치계’의 에스파와 뉴진스 같은 존재다. 분야의 선구자이며 강자라는 뜻이다. 칫솔만 소개하는 건 아무래도 아쉬워서 한 가지씩만 더 소개해 본다.

닥터노아 야호 소나무 농축가글_ 100% 재생 플라스틱 용기에 담은 뿌리는 농축가글이다. 고농축 기술로 만들어 4L 용량을 30mL로 농축해 담았다. 외출 중 양치가 어려울 때 빠르게 가글할 수 있는 제품으로, 시원한 향임에도 동물성 성분 없는 비건 인증 제품이다.

조르단 친환경 커피박 치약짜개_ 매일 마시는 커피로 생기는 커피 찌꺼기로, 매일 사용하는 치약을 위한 치약짜개를 만들었다. 커피박과 옥수수전분으로 만들어 100% 생분해되는 소재로, 튜브형으로 만들어진 치약부터 핸드크림 등 튜브형 화장품에 사용해 제품을 낭비 없이 사용하게 돕는다.


<치약 편>

지금 집에 있는 치약의 뒷면을 살펴보자. 아마도 ‘플라스틱 OTHER’라 적혀 있을 것이다. 이는 원료 재질 확인이 어렵고, 재생 원료의 품질을 낮춘다는 것을 의미해 플라스틱으로 배출하더라도 재활용 선별장에서 일반 쓰레기로 탈락하게 된다는 뜻이다. 결국 재활용도 안 되는 쓰레기라는 셈. 게다가 튜브형 제품의 특징상 모든 용량을 다 사용할 수 없어 항상 일정량은 버리게 되는 것도 단점이다. 재활용률도 높고 버리는 것 없이 모두 사용하는 착한 치약을 소개한다.

민티드 고체치약_ 고체치약은 치약 성분을 알약 하나 크기로 응축한 고체 형태의 치약으로 두 가지 방법으로 활용된다. 치아로 잘게 씹어 칫솔질하면 일반 튜브형 치약처럼 양치하는 용도로 쓰이고, 외출 시 에는 치약을 씹고 물로 가글하여 구강세정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고체 형태라 튜브형 치약처럼 어설픈 용량이 남지 않아 전량 사용할 수 있고, 스테인리스 패키지라 재활용률도 높다. 게다가 민티드 치약은 리필제품을 팔아서 패키지를 버리지 않고 계속 보충해 사용할 수 있으며 리필제품의 파우치 또한 생분해성이다. 가격은 1만 1,900원(90정).

직접 써본 후기_ 튜브형 치약은 치약에 칫솔이 직접 닿아 비위생적인 면이 있다. 민티드 고체치약은 한 알씩 쓰다 보니 위생적인 면이 좋다. 또, 민티드는 외출용으로 들고 다니기도 좋은데 이유는 예뻐서다. 이왕이면 다홍치마인 법.

플라본 가루치약_ 가루치약은 단어 그대로 가루 형태의 치약으로 민티드처럼 스테인리스 재질의 패키징이라 재활용률이 높다. 가격대가 있는 편이지만, 사용 가능한 횟수를 생각하면 괜찮은 가격으로 보인다. 고체치약의 단점이 알갱이가 덜 녹는 점인데 플라본 가루치약은 입안에서 완전히 녹아 양치에 불편함이 전혀 없다. 가루 역시 고체치약과 같이 남는 양 없이 끝까지 사용할 수 있어 좋다. 가격은 3만 9,000원.

직접 써본 후기_ 개인적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가루치약을 쓰고 싶다. 인위적인 느낌 없이 자연스러운 거품이 나고, 사용감도 좋다. 칫솔에 살짝 물이 묻은 채로 가루를 묻히면 적당량만큼만 딱 덜어지는 점도 좋다. 혹은 구매 시 증정되는 스테인리스 스푼을 사용해 입에 살짝 털어 넣는 방법도 있는데 이 또한 재밌다.

러쉬 젤리 치약_ 재밌는 제형의 치약이 있어 추천한다. 러쉬에서 판매하는 젤리치약. 말 그대로 젤리 형태의 치약이다. 아쉽게도 국내에는 팔지 않아 해외직구만 가능하다. 나는 최근 호주 여행 중 득템할 수 있었다. 젤리 역시도 고체 형태의 일부라 남는 양 없이 끝까지 쓸 수 있어 좋고 탱글탱글한 젤리를 떼어내어 양치하는 게 재밌다. 러쉬는 다양한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는 브랜드인데, 플라스틱 용기 역시 100% 재활용 플라스틱만 사용하고 있어 지구를 지키는 양치 방법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치실 편>

구강관리에 진심인 사람들이라면 단순 칫솔질 그 너머에까지 투자한다. 구강관리에 진심이 사람 들을 위한 친환경 치실 두 가지를 더 추천한다.

더험블_ 치실부터 패키징까지 친환경이다. 케이스는 플라스틱 패키징이 아닌 종이 패키징이며, 다른 치실 브랜드에서 실에 사용하는 일반적 코팅원료가 아니라 칸데릴라라는 나뭇잎 원료를 사용했다. 가격은 5,000원.

아더덴 62_ 아더덴 치실의 본체는 독성이 없는 열가소성의 목재로 만들어졌고, 사탕수수의 최종산물인 BIO-PE소재로 실을 만들어 CO2 발생량이 적은 탄소중립 소재를 사용한다. 본체와 실 모두 잘 썩는 재질이라 친환경 소재라 할 수 있다. 1만 2,400원(62개입 2세트).

그럼 나도 이만 지구 지키러 가보겠다. 모두 하루에 여러 번 지구를 구해버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