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이화영, 이재명에 '뱀 같은 자'라고 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불법 대북송금 및 뇌물 혐의 2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진술조작 회유’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또 김 전 회장은 당시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가리켜 “뱀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17일 오후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 문주형)가 심리한 이 전 부지사의 특가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공판에 김 전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였던 2019년 도지사 방북 비용과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등 약 800만 달러를 쌍방울 그룹에 대납시킨 혐의를 받는다. 또 킨텍스 대표이사 등으로 재직할 당시 쌍방울 측으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 등 약 3억3400여만 원의 뇌물과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보고 징역 9년 6월을 선고했다.
이날 증인신문에선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를 협박·회유해 이 대표와 관련한 허위 진술을 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다가 지난해 6월쯤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방북 추진 상황을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후 검찰이 수원지검 청사 영상녹화실에서 연어회와 소주 등을 제공하며 회유해 가짜 진술을 한 것이라고 번복했다.
이날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김 전 회장에게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를 압박해 ‘이재명 대표에게 방북 비용 대납 사실을 보고했다고 진술하고 법정에서 인정하라’고 했냐”고 질문했다. 또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가 유학 가게 돼 바쁜 거 같으니 지난해 7월 중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한 적 있느냐”고도 물었다. 이에 김 전 회장은 “전혀 그렇게 말 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김 전 회장은 “그 당시 이 전 부지사는 내게 ‘이재명은 뱀 같은 놈, 뱀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며 “뇌물 받은 사람이 잘 받으면 되지 나를 왜 끌어들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부지사 측이 주장하는 ‘검찰청 음주 회유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이 짜장면·갈비탕 사주고 진술 회유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데, 초등학생도 아니고 비상식적”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가) 압박한다고 압박당하는 분이 아니다”며 “(이화영과) 같이 조사받고 대질했는데, 내가 검찰 프락치도 아니고 세상 살아가는 데 기본적인 정도가 있어야지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2회 아태평화국제대회 당시 대남 정찰총국 공작원 출신 리호남(리명운)이 필리핀에 와서 경기지사 방북 비용의 일부인 약 70만달러를 받아갔다는 의혹에 대해선 재차 “저녁 식사를 마친 뒤 호텔 숙소로 와서 둘이 만났다”고 확인했다. 재판부는 검찰 반대신문에서 같은 질문이 나오자 “객관적 사실로 확인이 되는 것 같다”며 중재했다. 김 전 회장은 1심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 6월,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지난 16일 이 전 부지사는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앞서 1심에서도 보석을 신청했으나 실형을 선고받아 기각됐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이 전 부지사와 함께 기소된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과 대북 사업가 김모씨를 증인신문하고 오는 31일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다.
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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