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쇼플리, 디오픈 우승…5월 PGA챔프십 이어 '메이저 2관왕'

성호준 2024. 7. 22.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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잰더 쇼플리가 디 오픈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젠더 쇼플리가 22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인근 로열 트룬 골프장에서 끝난 152회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6언더파 65타, 합계 9언더파 275타로 저스틴 로즈와 빌리 호셸을 2타 차로 제쳤다.

지난 5월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쇼플리는 디 오픈에서도 우승, 메이저 2관왕이 됐다. 21세기 들어 한 해 메이저 대회에서 2승을 한 선수는 5명이었다. 타이거 우즈, 파드릭 해링턴, 로리 매킬로이, 조던 스피스, 브룩스 켑카인데 쇼플리도 이 화려한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쇼플리는 올해 나머지 두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8위), US오픈(공동 7위)에서도 톱 10에 들었다. 2014년 매킬로이 이후 최고의 메이저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된다. 디 오픈 챔피언을 ‘올해의 챔피언 골퍼’라고 하는데 쇼플리는 명실상부하게 2024년 챔피언 골퍼다.

그런 쇼플리는 올해 5월까지만 해도 메이저 우승이 한 번도 없었다. 메이저대회 톱 10에 12번, 톱 5에는 6번 들었는데 우승이 없으니 ‘메이저 우승 없는 최고 선수’라는 말도 나왔다. 끝내기를 못 하는 심약한 선수라는 뜻이다.

그러나 5월 메이저 사상 최다 언더파 기록(21언더파 263타)으로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오명을 떨쳐버렸다. 특히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 브라이슨 디섐보의 추격을 뿌리쳐 뛰어난 마무리 능력도 보여줬다.

이날 최종라운드 선두와 4타 차 이내 12명이 있었다. 메이저 우승경력이 있는 스코티 셰플러와 쇼플리, 저스틴 로즈, 셰인 라우리와 무명 선수들이 혼재했다. 쇼플리가 없었다면 대접전이 될 뻔했다.

존 람과 러셀 헨리, 스코티 셰플러 등이 초반 치고 나가다가 밀려났다. 중반에는 트리스턴 로렌스가 2타 차 선두로 나서기도 했다.

쇼플리는 기차길 옆 OB가 무섭고 전장도 493야드로 긴 11번 홀에서 티샷을 러프로 보냈다. 그러나 173야드를 남긴 러프에서 웨지로 핀 1m 옆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이날 11번 홀에서 나온 첫 버디, 이번 대회 세 번째 버디였다.

잰더 쇼플리의 2024년 기록. 드라이버, 아이언, 퍼트 등 모든 분야에서 정상급 실력이다. PGA 투어


쇼플리는 13번, 14번홀 연속 버디 등 3타를 더 줄여 필드를 평정했다. 로열 트룬은 맞바람을 맞는 후반이 훨씬 더 어렵다. 선수들은 백9에서 평균 2오버파를 쳤다. 쇼플리는 후반 4언더파였다. 어려운 곳에서 승부가 갈렸다.

첫날 65타를 치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쓰는 듯했던 댄 브라운은 버디를 잡아야 할 파 5인 4번 홀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 한 번에 나오지 못해 점수를 잃은 후 줄보기를 하면서 꿈을 이루지 못했다. 노장 저스틴 로즈와 빌리 호셸이 막판 점수를 줄여 2타 차로 따라왔다.

쇼플리는 이번 시즌 PGA 투어 타수 이득에서 티샷 12위, 아이언 5위, 퍼트 10위, 전체 2위다. 결점이 없는 선수다. 이번 대회는 악천후 속 최악의 조건이었는데 쇼플리는 거의 흔들리지 않았다. 최종라운드 함께 경기한 저스틴 로즈의 캐디는 “40년 경력 동안 이런 경기는 처음이다. 상대 선수지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매우 조용한 선수다. 과거엔 중요한 대회에서 우승하기에 너무 마음이 여리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러나 쇼플리는 “마음 속으로는 주먹을 휘두르지만 내색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냉정하게 경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잰더 쇼플리는 1, 2라운드 타이거 우즈와 함께 경기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쇼플리의 아버지 슈테판 쇼플리는 타이거 우즈의 아버지 얼 우즈 이후 PGA 투어에서 가장 유명한 극성 골프 대디다. 슈테판은 독일 10종 경기 국가대표였다가 음주운전자의 교통사고로 다친 후 미국으로 건너가 골프 프로가 됐고 아들을 PGA 투어 선수로 키워냈다. 독일인 특유의 근면성과 절제력을 아들에게 가르쳤다.

서른 살인데도 쇼플리는 아직도 대회에 아버지를 포함한 가족과 함께 다닌다. 어머니는 대만 태생으로 일본에서 자랐다. 부인도 일본계다.

쇼플리는 기자회견장에서 “아버지가 클라레 저그(디 오픈 우승컵)에 무슨 술을 드실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의 아버지는 “클라레(보르도 레드 와인)”라고 대답했다.

쇼플리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로 아버지에게 보답했다. 올해는 챔피언 골퍼의 자격으로 파리에 가서 올림픽 2연패를 노리게 됐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임성재가 1언더파 공동 7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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