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형 초소형 2인승 전기차 ‘FT-Me’…원동기 면허로 운전 가능

조회 4422025. 4. 2.

대형 전기 SUV와 고성능 전기 픽업트럭이 시장을 주도했던 2020년대 전반과 달리, 현재 전기차 시장은 실용성과 접근성을 내세운 소형 모빌리티 중심으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토요타가 이번에 벨기에에서 공개한 도심형 초소형 전기차 콘셉트 ‘FT-Me’는 이러한 전환 흐름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FT-Me는 길이 약 2.3m에 불과한 2인승 전기차로, 유럽 기준 L6 등급에 해당한다. 이 등급은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로도 운전할 수 있어 운전면허가 없는 청소년도 이용 가능하다.

또한, 차량은 일반 승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도심 제한구역이나 자전거 도로, 스쿠터 허용 구역 등에도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토요타는 FT-Me를 ‘자동차’라기보다 도시를 위한 새로운 개념의 ‘이동 수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45km로 제한돼 있어 고속도로 주행은 어렵지만, 자전거 중심 도시나 밀집된 시가지에서는 실용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페달 대신 손으로 조작하는 시스템을 적용해 휠체어 사용자 등 교통 약자에게도 적합한 설계를 갖췄다.

토요타는 FT-Me에 대해 “도시의 진화에 발맞춘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이동 솔루션”이라며 “도심 내 사람, 물류, 서비스가 연결되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모두를 위한 이동성(Mobility for All)’이라는 브랜드 철학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FT-Me는 1회 충전 시 약 100km 주행이 가능하며, 차체 상단에 탑재된 태양광 패널을 통해 하루 최대 30km의 추가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날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도심 출퇴근 또는 근거리 통근 수단으로 충분한 수준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구매 가격이나 주차 공간 문제를 고려하면 기존의 스쿠터나 자전거 대비 뚜렷한 장점이 체감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초소형 EV 콘셉트는 유럽 도심을 중심으로 확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유럽에서는 시트로엥 ‘아미(Ami)’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며 ‘자동차와 오토바이 사이’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아미는 고속도로 주행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간편한 주행과 낮은 진입 장벽 덕분에 젊은 층과 도시 거주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BMW가 출시한 전기 스쿠터 CE 04 역시 이런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 확장의 흐름에 포함된다.

다만, FT-Me와 같은 모델이 미국 시장에 도입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넓은 공간과 장거리 주행이 필수인 미국 특성상, 대형차 수요가 여전히 뚜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과 일본 등 인구 밀집 도시를 중심으로 이 같은 도심형 EV가 점차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근하 기자

이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
이런 콘텐츠는 어때요?

최근에 본 콘텐츠와 구독한
채널을 분석하여 관련있는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더 많은 콘텐츠를 보려면?

채널탭에서 더 풍성하고 다양하게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