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부인 강제 성관계' 논란의 장면…'트럼프 영화' 초라한 성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젊은 시절 부와 권력을 좇는 모습을 그린 영화 '어프렌티스'가 북미에서 흥행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미 영화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11일 북미에서 개봉한 어프렌티스는 이날까지 첫 주말 사흘간 158만 달러(약 21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11위를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공포영화 '테리파이어 3'가 어프렌티스와 거의 비슷한 숫자의 상영관에서 10배가 넘는 1830만 달러(약 247억3000만원)의 수입을 올린 것에 비하면 부진한 성과다.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평가도 박한 편이었다. 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극장 관객 설문에서는 B-를 받았고, 온라인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관객 점수 85%(100% 만점)를 기록했다. 같은 사이트에서 평론가들이 준 점수는 78%다. 트럼프를 연기한 서배스천 스탠 등 배우 연기는 좋았지만, 영화 전반적으로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미 영화전문매체 데드라인과 시장조사업체 포스트랙에 따르면 극장 관객의 55%가 남성이고, 연령별로는 35세 이상이 63%이었다. 인종별 비중은 백인 72%, 라틴계·히스패닉 10%, 흑인 10%, 아시아계 7% 순이었다.
폴리티코 "첫 부인 강제 성관계 장면 논란"
영화는 뉴욕 부동산 업자의 아들 트럼프가 정·재계 고위 인사의 변호사 겸 정치 브로커인 로이 콘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어프렌티스(견습생)는 콘을 만나 견습생처럼 배우는 트럼프를 가리키는 동시에, 트럼프가 출연한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서 따온 중의적인 제목이다. 트럼프는 이 쇼에서 "넌 해고야(You're fired)"를 외치며 유명해졌다.
영화는 이란계 덴마크인 감독인 알리 압바시 연출로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논란이 됐다. 트럼프가 첫 부인 이바나를 상대로 강제 성관계를 갖는 장면 등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바나는 1990년 이혼 소송 과정에서 해당 주장을 제기했지만, 나중에 증언을 번복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영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간범, 거짓말쟁이, 거의 모든 사람을 속이는 의심스러운 사업가로 묘사한다"고 전했다.
이어 "선거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 1700곳에서 상영되는 영화에 대선 후보가 폭력적인 성폭행을 저지르는 모습이 묘사된다면 트럼프 선거 캠프에 좋은 소식이 아니다"면서 "소수의 주에서 수천 표 차이로 선거 결과가 결정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캠프 측은 "영화는 노골적인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트럼프 캠프의 언론 담당 책임자인 스티븐 청은 폴리티코에 "이 영화는 선거 직전에 벌어진 할리우드 엘리트들의 선거 간섭이자 악의적인 명예 훼손이다"면서 "영화는 절대 나오지 말았어야 했고 DVD 가게에 들어갈 자격도 없어 폐업할 가게 쓰레기통에 들어가야 할 영화"라고 전했다.
영화는 지난 5월 이래 북미 개봉을 맡을 배급사를 찾지 못하다가 독립 배급사 브라이어클리프가 나선 뒤 지난 8월 말 개봉 일정을 대선 전으로 확정했다.
미 언론들은 제작진이 예산 부족 탓에 홍보·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었고, 대중적으로 인지도를 넓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영화는 (넷플릭스 등) 동영상 서비스(OTT) 계약도 아직 맺지 않았다"면서 "이런 사례는 전국적으로 개봉하는 영화로서는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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