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 "남편 숨겨주고 싶었다"…故안재환 실종신고 안 한 이유
방송인 정선희가 사별한 남편 고(故) 안재환의 실종신고를 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당연히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들어볼까’에는 정선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정선희는 “결혼을 통해서 아빠에게 받지 못했던 평화를 온전히 찾고 싶었다. 근데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하고 나서 한 사람의 영혼을 내 인생에 받아들인다는 것의 무게감을 직접 느꼈다”며 “어려움은 있었어도 극복 못 할 대상이겠나 싶었는데, 모르고 있던 부분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재환은) 금전적인 문제로 엄청나게 우울감을 겪고 있었다. 이 부분이 이 사람을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일이 너무 바빠서 잘 몰랐다”며 “결혼하고 10개월 후에 그런 얘기(극단 선택)를 들었을 때 실감이 안 났다”고 했다.
정선희는 “실종 신고를 안 했던 이유도 당연히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내가 돈이 있는데 안 꿔줘서 나한테 복수하는 건가’하는 유치한 생각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실종 신고를 안 했던 이유는 연예인이 겪을 이미지 타격 때문이었다. 남편도 사업하고 있으니까 ‘내가 숨겨줘야 해’, ‘들어오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런 가벼운 마음뿐이었다”며 “결코 이런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고 회상했다.
또 “현실 부정 다음에는 죄책감도 들었다. 내 모든 행동에 대한 복기가 시작됐다”며 “어디서부터 단초가 잘못돼서 남편이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런 생각은 사람 피를 말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졌다는 상실감이 들었다. 신혼 10개월이면 한참 사랑하는 시기이지 않으냐. 보고 싶다는 마음과 슬픔이 뒤죽박죽으로 엉켰는데 그 와중에 누군가는 십자가에 못 박을 대상을 찾았다. 근데 그게 저였다”고 말했다.
정선희는 “각종 유언비어가 실제 기사로 나가기도 했다. 참고인 진술이 아니라 마치 가해자의 선상에서 취조당하는 것 같은, 하지 않아도 될 경험을 했다”며 “슬퍼할 기회를 박탈당했다. 유가족의 권리조차 없었고, 그 사람의 가족에게 뭔갈 해명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정선희는 지난 2007년 배우 안재환과 결혼했다. 안재환은 이듬해인 2008년 9월 8일 서울 노원구 하계동의 한 주택가에 주차된 차 안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안재환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당시 정선희는 각종 루머에 시달렸다. 이후 진행된 경찰 조사 결과 안재환은 상당한 액수의 빚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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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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