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릴 듯 축 처진 연산호… 병든 모습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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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제주 앞바다의 고수온 현상으로 '바다의 꽃'이라 불리는 연산호들이 녹아내릴 듯 축 처진 모습으로 발견됐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지난 9일 올해 8~9월 제주 바다의 이상 현상을 기록한 이슈리포트 '2024년 여름, 고수온으로 인한 제주바다 산호충류 이상 현상'을 통해 연산호류의 녹아내림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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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제주 앞바다의 고수온 현상으로 ‘바다의 꽃’이라 불리는 연산호들이 녹아내릴 듯 축 처진 모습으로 발견됐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지난 9일 올해 8~9월 제주 바다의 이상 현상을 기록한 이슈리포트 ‘2024년 여름, 고수온으로 인한 제주바다 산호충류 이상 현상’을 통해 연산호류의 녹아내림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상은 서귀포 범섬과 문섬, 섶섬과 송악산 해역에 서식하는 분홍바다맨드라미와 큰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검붉은수지맨드라미, 가시수지맨드라미 등에서 발생했다. 이들 대다수는 ‘멸종위기야생생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법정 보호종이었다.
연산호 군체가 흐물흐물한 상태로 축 처지고 녹아내리는 등 수심 10m가 안 되는 곳에서 피해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부(몸체)가 녹아내리는 듯한 모양으로 늘어지다 결국 바위나 흙에서 떨어져 나가거나 아예 형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루처럼 부서지는 개체도 확인됐다. 서귀포 범섬 본섬 앞 수심 5∼10m 해역의 빛단풍돌산호는 대부분 폐사했다.
파란 측은 “산란기를 준비하느라 통통 물이 올라와야 하는 연산호들이 축 처진 채 바위에 겨우 매달려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바위에서 떨어져 나가 바닥에서 나뒹구는 산호도 여럿 있었다”며 “산호들은 물이 흐르지 않는 정조 시에 폴립(촉수, 입 등으로 이뤄진 산호의 개체)을 잠시 접어두고 몸을 축 누인 채 휴식을 취하곤 하지만 우리가 본 산호의 모습은 그 수준을 넘어섰다. 쉬는 것이 아닌 병든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서건도 수심 10∼15m 지점에서는 거품돌산호 백화현상이 나타났다. 문섬 꽃동산과 한개창, 서건도 수중 동굴에서도 큰산호말미잘 개체의 백화현상이 나타났다. 이외에도 띠녹색열말미잘과 융단열말미잘의 백화현상도 확인됐다.
백화현상은 산호가 하얀 골격을 드러내는 것이다. 산호에 색상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작은 조류(藻類)가 수온 상승으로 떠나거나 죽으면 나타난다. 백화현상이 일어나도 산호는 일정 기간 생존하지만 지속되면 성장이 더뎌지고 질병에 취약해져 결국 폐사하게 된다. 지난 4월 미국 해양대기청은 세계적으로 대규모 산호 백화현상이 1998년, 2010년, 2014~2017년에 이어 올해 네 번째로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산호초 서식 지역의 54%에서 백화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파란은 고수온뿐만 아니라 저염분수도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저염분수가 유입되면 바닷물의 염분이 급격히 낮아지며 정착성 저서동물의 삼투압 능력이 저하되고 생존에 큰 위협이 된다. 소라, 전복뿐만 아니라 산호도 이와 같은 저서생물에 포함된다”면서 “올해는 중국 남부의 집중호우로 양쯔강이 넘쳐 바닷물과 섞이면서 저염분수가 발생했고, 2019~2023년보다 훨씬 낮은 염분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장기간 수온 스트레스로 취약해진 연산호 군락에 저염분수가 유입되면 산호가 더 이상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할 가능성이 커진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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