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도 여성 사진 보내라고 해” 정명석의 민낯
30년 가까이 JMS와 싸워온 김도형 단국대 교수는 반(反)JMS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묻자 주저없이 “정명석”이라고 답했다. 김 교수는 JMS가 정명석의 사리사욕을 위해 존재하는 범죄단체라고 했다. JMS 신자 규모는 2만~3만명가량 될것으로 그는 추정했다. JMS 피해자 모임인 ‘엑소더스’의 전 대표인 김 교수는 최근 JMS 교주 정명석의 실체를 폭로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다. 김 교수는 1995년 대학 친구의 권유로 JMS에 발을 들였다 “이곳이 정상이 아니다”는 걸 느낀 뒤부터 지금까지 정명석과 JMS의 실체를 고발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김 교수를 9일 국민일보 본사에서 만났다.
-피해자들이 왜 엽기적 집단에 빠졌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JMS는 한 사람을 타깃으로 삼아서 ‘지구상에 나밖에 없다’고 느낄 정도로 잘해준다. 다른 사람을 만날 시간 자체를 주지 않아서 결국 인맥이라고는 JMS 신도밖에 남지 않게 된다. 그러다 어느 날 정명석의 방으로 밀어 넣은 뒤 (성폭행 당해) 울고 나오면 다 같이 달려들어 ‘같이 기도해보자. 선생님이 병 검사 해준거다 울지 마라’고 얘기한다. 심지어 ‘나 같으면 감사하게 생각하겠다’고 얘기하는 신도도 있다.”
-정명석의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이다. 보통 사이비 교주는 재판에서 ‘나를 이렇게 묶으니까 태풍 피해가 난다’는 식으로 당당하게 나온다. 근데 정명석은 그 축에도 못 낀다. 수사기관에만 가면 ‘난 메시아 아니다’며 무릎 꿇고 싹싹 빈다. 정명석은 인생 목표가 성폭행인 것처럼 보인다. 친자매나 쌍둥이를 동시에 성폭행하는 등 너무 엽기적이고 변태적이다.”
-정명석은 징역 10년을 산 후에도 여전히 위세를 부리는데.
“정명석을 상대로 추가 고소를 할 피해자들이 있는데, 그중 한 명이 이런 얘기를 했다. 그 피해자는 대학교 정문에서 포섭된 사람이다. 어느 날 정명석의 이름을 검색했는데 징역 10년 받고 감옥에 있단 걸 알게 된 거다. 그래서 친하게 지내던 다른 신도에게 “저 검색해봤어요”라고 했더니 피해자를 전도했던 신도가 갑자기 억울해 죽겠다면서 눈물을 폭포수같이 흘리더라는 거다. 심지어는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을 얘기하면서 ‘저렇게 억울한 사람이 있다. 선생님도 모함을 당해서 지금 들어가 계신 거다’고 한다. 20대 초반 피해자들은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다.”
-어떻게 세뇌를 시켰길래.
“주변의 세뇌와 자기합리화가 같이 작용한다. ‘하느님이 선생님(정명석)의 몸을 빌려서 사랑해준 거다’라고 하면 ‘그래 설마 사이비는 아니겠지. 이게 맞을 거야’하는 자기합리화다. 자기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한다는 걸 받아들이기 싫은 마음 탓에 일상적인 일이라고 받아들이게 될 수도 있다.”
-JMS 신도 규모는 얼마로 파악하고 있나.
“JMS에서 가장 큰 행사가 ‘3·16’이다. 기독교인들은 12월 25일이 예수님의 탄생인데 JMS에는 재림예수라고 해서 정명석 생일인 3월 16일을 챙긴다. 그날 ‘월명동’에 전체 신도가 모여서 크게 기념하는데, 그 규모를 보면 2만~3만명 정도로 추정한다.”
-해외에도 JMS가 있나.
“2016~2017년 호주의 한 방송국에 JMS 피해자가 나온 적 있다. (JMS가) 키 크고 예쁜 금발의 여대생을 포섭해서 사진을 찍어 대전교도소로 보내라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해외(호주) 신도들이 사진을 찍어서 보내면 그것들이 다 국제우편으로 대전교도소에 도착한다. 사진을 받아본 정명석은 그중 예쁜 사람들을 대전교도소로 불러서 면회도 한다. 면회가 끝나고 갈 때 정명석이 손 키스도 날린다 더라. 교도소도 말이 안 되는 게 성범죄자한테 비키니 사진이 들어가는 데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은 거다.”
-교도소 안에서도 그런 일이 가능한가.
“그런 전화도 받았다. 대전교도소에서 근무하는 교도관인데 ‘정명석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저게 재소자 맞냐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하더라. 오죽하면 박범계 당시 민주당 의원이 2012년 국정감사에서 정명석이 교도소에서 특혜를 받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교도관이 전화기 3개를 갖고 번갈아가면서 사용할 수 있게 해줬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로 사실 조회를 해보니 외부 진료 횟수가 일반 재소자보다 월등히 높았다.”
-정명석은 또 다른 성폭행 혐의로도 재판 받는 중인데.
“지난번처럼 징역 10년으로는 안 된다. 10년 뒤에 또 나와서 같은 짓을 할 거다. (n번방) 조주빈은 징역 42년 선고받았는데 정명석도 30년 이상은 받아야 한다. 그러려면 정명석에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야 한다. 지금처럼 개별 사건만 수사해선 안 된다.”
-반JMS 활동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을 텐데.
“원동력은 정명석이다. 진짜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정명석이 또 사고를 쳐서 화가 나게 만든다. 수도 없이 고소·고발을 하고 맨날 검찰청, 법원 돌아다니다가 학교를 가보면 친구들이 조용히 앉아서 공부하고 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저렇게 평범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싶으면 정명석이 또 신도들을 강간하고 그럼 또 짜증이 나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광고가 있었는데 나는 순간의 선택에 30년이 좌우됐다.”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정명석을 세상에서 격리하는 것이다. JMS 집단 자체가 없어지는 게 맞지만, 사이비 집단이 무너진 전례가 없지 않나. 집단 자체를 해체하지 못하더라도 정명석은 꼭 세상과 격리할 것이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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