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라인 쇼핑몰서 결제 불편해”…해외 소비자 역직구, 직구의 20%뿐
외국인이 인터넷을 통해 한국 제품을 사는 ‘역직구’ 시장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건 까다로운 회원가입과 결제 방식 때문이라고 한국은행이 진단했다.
한은이 28일 발간한 ‘외국인의 국내 상품 인터넷 직접 구매(역직구) 활성화 방안’ 보고서 내용이다. 한은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소비자가 해외 사이트를 통해 직접 구매(직구)한 액수는 8조1000억원이었다. 외국인의 역직구는 지난해 1조6000억원으로, 국내 소비자의 직구 규모와 비교해 5분의 1에 그쳤다.
직구 시장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20.1%씩 꾸준히 성장했다. 반면 역직구 시장은 같은 기간 연평균 14.7% 성장하는 데 머물렀다. 2021~2022년엔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K팝과 K뷰티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회원가입이나 결제 과정의 불편함이 역직구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한은 조사 결과 대부분의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은 회원가입 과정에서 국내에서 개통한 휴대전화로 본인 인증을 요구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추승우 한은 전자금융팀 차장은 “법적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 개통한 국내 휴대전화 번호를 요구해 명의도용을 막고, (개인 정보를 통해) 타깃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으로 굳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아마존·알리익스프레스 등 글로벌 플랫폼은 e메일 주소나, 국내외 상관없이 휴대전화 번호만 입력하면 일회용 비밀번호의 발송·회신을 통해 가입이 가능하다.
결제 방식도 국제 흐름에 뒤처졌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업계에서 조사를 했더니 비자·마스터카드 등 해외에서 발급한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국내 온라인 가맹점 비중은 3~4%에 불과했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중 해외 간편지급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경우도 많지 않았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선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한국식 간편결제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것과 대조된다.
한은은 ▶e메일·전화번호 기반의 사용자 인증 방식 도입 ▶해외 신용카드 등 결제수단 허용 ▶국내외 간편결제 연계 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했다. 추승우 차장은 “역직구는 해외 판로를 개척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인공지능(AI) 기반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FDS) 등 보안기술을 활용하면 결제 사기 리스크(위험)도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유미 기자 park.yu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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