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맛과 기다림의 맛 잔뜩 배인, 김장 김치 보고 가세요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진재중 기자]
차창 밖으로 붉고 노란 단풍이 물결처럼 스쳐 지나간다. 강릉을 떠나 영동·중부·호남고속도로를 잇달아 달려야 하는 340km, 꼬박 4시간의 긴 여정이지만, 고향으로 향하는 마음은 이미 길 위를 가볍게 날아간다. 운전대 너머로 콧노래가 절로 흘러나오는 건, 시골집 마당에서 해마다 한 번 열리는 '즐거운 농사놀이', 바로 김장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
|
| ▲ 숨이 적당히 죽은 배추가 소쿠리에 가지런히 놓여 있고, 주변에는 겨울 바람이 스치는 시골집의 정취가 배어 있다. 김장 하루 전날의 조용한 기다림이 풍경 속에 스며든다. |
| ⓒ 진재중 |
|
|
| ▲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마늘을 다지고 파를 썰며 김장 양념을 준비하는 모습. |
| ⓒ 진재중 |
|
|
| ▲ 갓 다져낸 마늘과 잘게 썬 파, 고춧가루가 뒤섞여 김장 특유의 풍미를 만들어낸다. 수십 가지 재료가 모여 생겨난 윤기와 색감이 눈길을 끈다. |
| ⓒ 진재중 |
|
|
| ▲ 온 가족이 둘러앉아 배추를 버무리며 웃음꽃을 피운다. 손끝마다 정성이 묻어나는 따뜻한 김장날의 풍경. |
| ⓒ 진재중 |
처형은 김장 한 달 전부터 황석어, 일명 '황세기' 젓갈을 준비한다. 1년 이상 숙성된 최상의 재료를 골라 장작불 위에서 밤새 달인다. 깊은 향이 응축될 때까지 한밤중에도 불길을 살피며 정성을 아끼지 않는다. 이렇게 완성된 젓갈은 양념 속으로 스며들어 배추 깊숙이 베어들고, 다른 곳에서는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깊고 시원한 풍미를 만들어낸다.
|
|
| ▲ 붉은 양념과 배추가 조화롭게 어울리며 먹음직스러운 김치로 완성되어가는 장면. 정성스러운 손길이 깊은 겨울 맛을 만들어낸다. |
| ⓒ 진재중 |
"김장은 손에서 나온다. 정성껏 버무려야 해."
그 말에 힘을 얻은 듯, 옆에서 조카도 양념을 배추 속에 조심스레 섞기 시작한다. 버무리던 김치를 한 조각 집어 깨소금을 톡 찍어 맛보더니, 눈을 번쩍 뜨며 단호하게 외친다.
"굿!"
|
|
| ▲ 바로 버무린 김장김치가 선명한 붉은 빛을 자랑한다. 양념이 속속들이 배어, 겨울 내내 식탁을 지켜줄 깊은 맛이 기대되는 모습. |
| ⓒ 진재중 |
|
|
| ▲ 김장하는 날, 이웃이 들러 일손을 보태며 마당이 한층 더 활기를 띤다. |
| ⓒ 진재중 |
이웃집 아주머니도 김장터에 합류한다. 삼삼오오 모여든 이웃들은 손을 거들며 함께 배추를 버무린다.
"요즘은 이런 김장 풍경 보기 힘들잖아요."
아주머니는 연신 부러워하며 말을 잇는다.
"가족들이 모여 김장하는 모습도 점점 마을에서 사라지고 있어요. 김장하는 날은 잔칫날인데, 참 아쉽네요."
|
|
| ▲ 노을빛이 스며든 마당에서 가족들이 웃으며 김장을 마무리한다. 손끝에 묻은 양념만큼 따뜻한 정이 모여, 서로의 손을 맞잡아 완성한 가족의 힘이 고스란히 담긴 하루. |
| ⓒ 진재중 |
|
|
| ▲ 장독대 옆 마당에서 가족들이 김장 준비에 분주하다. 고운 햇살 아래 장독과 김장 도구들이 어우러져 정겨운 시골 풍경을 이룬다. |
| ⓒ 진재중 |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0년간의 소비 목록 따져보니... '가난 명세서'가 돼 버렸다
- 퇴직 후 '몽골의 신'이 된 한국인... 그가 그리는 큰 그림
- 검찰 내부 겨눌 관봉권·쿠팡 특검 "사건 실체 밝힐 것"
- 40여 발 총알 피해 망명 뒤 '1급' 달았지만... 비극적 결말
- "이부진, 멋지다"고 했던 박선영... "기X기란 단어가 팝업처럼"
- "쓰레기 버리기 대회인가" 양산마라톤대회에 쏟아진 비판
- 만난 지 70년 넘은 여자 셋... 어떻게 90대까지 친구하냐고요?
- 법원장들 "내란재판부 위헌"에, 서로 '공격' 시동 거는 민주-국힘
- 엄희준, 쿠팡 특검에 '수사 뭉개기' 폭로 검사 '무고혐의' 수사 요청
- "서울시장보다 낫다" 폭설에 화제 된 정원오 성동구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