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탄두 최대 90기 보유가능…中, 2030년 ICBM 美 추월”

북한과 중국을 비롯한 핵보유국들이 ‘사용 가능한’ 핵탄두 수를 잇달아 늘리면서 전 세계 핵 위험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6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년도 연감(SIPRI Yearbook)을 통해 “북한은 지난 1월 기준 핵탄두를 50기 보유해 1년 전(30기)보다 20기를 확충했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보유한 핵분열 물질까지 더하면 최대 90기에 달하는 핵탄두를 조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월 SIPRI가 공개한 보고서에선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는 30기로 추정됐다.
SIPRI는 “북한의 작전 가능한 핵무기 보유량에 대한 추정치는 한국(2018년)과 미국(2020년)이 최근 공개한 정보 평가의 범위(20~60기) 내에 있다”면서도 “북한이 실제로 보유한 핵탄두 수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핵무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을 생산해왔지만 고농축우라늄(HEU)도 생산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군용 핵 프로그램은 여전히 국가 안보 전략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핵 능력도 확장하고 있다. SIPRI는 중국의 핵탄두 비축량이 1월 500기로 1년 전(410기)보다 90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러시아보다 월등히 적지만, SIPRI는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평시에 소량의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2030년에는 미국·러시아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스 M. 크리스테슨 SIPRI 대량살상무기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다른 어떤 국가보다 빠르게 핵무기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로 넓혀보면 핵을 가진 나라들이 가진 ‘사용 가능한(오래된 핵탄두 제외)’ 핵탄두 수는 1월 기준 9585기로 1년 전(9576기)보다 9기 늘었다. SIPRI가 핵보유국으로 분류하는 곳은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인도·파키스탄·북한·이스라엘 등 9개국이다.

전 세계 핵무기의 90%가량은 여전히 미국과 러시아가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보유한 핵탄두 규모는 1월 기준 5044기로 1년 전(5224기)보다 줄었지만, 사용 가능한 핵탄두 총량은 3708기로 같은 기간 동일했다. 이 가운데 1770기는 탄도미사일과 폭격기 기지에 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는 사용 가능한 핵탄두 수가 4380기로 1년 전(4489기)보다 감소했다. 육·해상 기반 탄도미사일과 폭격기 기지에 배치된 전략 핵탄두 수는 1710기로 추정됐다. SIPRI는 “러시아가 지난해 1월보다 더 많은 수의 전략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새로운 평가에 따라 비전략 탄두 수의 추정치가 하향 조정됐다”고 전했다.
크리스텐슨 선임연구원은 “거의 모든 핵보유국이 핵전력을 증강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거나 상당 부분 추진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SIPRI에 따르면 인도의 핵탄두는 최근 1년 새 164기에서 172기로 늘어났으며 파키스탄은 170기로 동일한 규모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사일과 전투기에 배치된 핵탄두 수가 매우 우려되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댄 스미스 SIPRI 소장은 “인류는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 중 한때를 지나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서방과 북한의 핵 협력 재개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로시 총장은 17일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과 협력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은 연료 생산, 우라늄 처리 및 재생, 원자로를 포함해 매우 야심찬 핵 프로그램, 세계에서 유일하게 감시되지 않는 엄청난 수의 핵 시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무기 봉쇄에 실패했다”며 이제는 “최소 (핵) 안전 기준이 충족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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